물향기 가득 꽃망울 … 아~ 생각만 해도 설레는, 봄
▲ 오산시 청학로 211에 위치한 물향기 수목원. 옹기종기 모여 소근대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진난만해 보인다.


오산대역 10분 거리 … 가벼운 산책로 '남녀노소'에 추천

입춘와 우수가 지나면서 서서히 봄기운이 아스라이 대지위로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이맘때면 왠지 봄기운과 함께 마음도 기지개를 펴고 인근의 가까운 공원이라도 가서 가볍게 산보하며 봄내음을 즐기고 싶어진다.

 봄철 여행지라기 보다는 가볍게 나들이를 통해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도심지에 가까운 수목원을 추천 할 만하다.

 수도권전철 1호선 오산대역에서 10분만 걸어가면 푸른 수목의 정취를 물씬 느낄수 있는 '물향기 수목원'이 나온다. 전철만으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전국에서 유일한 수목원이라 수도권지역 이용자들에겐 안성맞춤인 셈이다.

 1일 오전 11시40분쯤 오산시 청학로 211에 위치한 물향기 수목원.

 공휴일이라 그런지 우거진 수목의 내부에는 초등학생들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여럿이 목격됐다. 아이들은 풍경은 뒷전인 듯 싸온 도시락 먹을 자리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렸다. 아이들은 허기가 졌는지 점심부터 먹은뒤 산책을 시작하려는 듯했다. 옹기종기 모여 소근대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진난만해 보였다. 또 곳곳에는 연인과 가족들로 보이는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봄기운을 만끽하는 모습이 정겹게 보인다.

 싱그런 풀내음과 나무내음이 물씬 풍기는 수목원 초입을 지나자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산책로에는 봄꽃들이 봉우리를 맺기 시작했다.

 다양한 주제의 수목원 산책로는 봄날의 정취를 느끼기에 제격이었다.

 2006년 5월 개원한 총 34㏊ 규모의 물향기 수목원은 가득한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봄철에는 산책길과 각종 꽃나무로 조성된다. 예로부터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 해 붙은 수청동(水淸洞)이란 지명에서 유래됐다.

 물향기 수목원은 모두 19개 주제원으로 구성되며, 주로 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과 한국의소나무원, 단풍나무원, 유실수원, 중부지역자생원 등이 있다. 주요 건축물로는 물방울 온실, 산림전시관, 난대·양치식물원, 방문자센터 등이 있다. 보유식물은 가시연꽃, 미선나무 등 총 1700여종에 달한다.

 수목원은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수 있다.

 물향기 수목원은 물향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쁘고 울창한 숲 다양한 데크길을 걸어가면 습지까지 여러 요소들이 남녀노소 누구나 시선을 사로잡게 한다.

/오산=이상필·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




 습지생태원·수생식물원·관상조류원 등 19개 주제별 코스 … 식물 1700여종 보유

 ▲만경원과 미로원
 물향기 수목원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만경원'이다. 만경식물이란 덩굴성 식물로 만경원을 통해 수목원 입구부터 운치있는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만경식물이란 덩굴성 식물을 말함. 등나무ㆍ담쟁이덩굴처럼 조경용 소재나 다래ㆍ머루처럼 식용자원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숲에 칡덩굴이 많이 자라면 나무를 감아서 나무의 자람에 방해를 주기도 한다. 또 미로원은 나무로 만들어진 미로가 설치돼 있다. 중앙까지 찾아갔다가 다시 나오는 게임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모험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토피어리원과 향토예술의 나무원
 전체적인 수목원 입구에 들어가면 주제원 중 하나인 '토피어리원'이 있다. 토피어리라는 말은 '가다듬는다'라는 뜻의 라틴어로 식물을 인공적으로 다듬어 여러가지 모양으로 보기 좋게 만든 작품들이다.

수목을 이용해 동물(거북이, 공작새, 딱따구리 등)을 형상해 이쁘게 만들어 놓은 '토피어리원'에 꽃이 피면 더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예로부터 식물의 아름다움은 예술의 소재로 많이 씌어졌다.

 '향토예술의 나무원'은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과 노래 속에 등장하는 식물들을 살펴보고, 그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토피어리원에서 향토예술의나무원을 지나는 가로수길은 운치 있게 펼쳐지고, 관람객들이 잠깐 쉬어갈 수 있도록 나무 벤치들이 나란히 줄지어 마련돼 있다. 잠깐 나무 벤치에 앉아 산뜻한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힐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예술가의 작품속에 등장하는 식물들로 꾸며진 테마의 길
 운치 있는 가로수길을 지나면 여러 예술가의 작품과 노래 속에 등장하는 식물들을 볼 수 있다. 향토예술의 나무숲 곳곳에 피어 있는 이름도 귀여운 '무늬비비추', 김소월의 '진달래꽃', 소나무와 무궁화를 노래한 조지훈의 '언덕길에서', 이은상의 '조선의 노래' 등 예술과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수생식물원과 단풍나무원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물향기수목원의 알록달록 단풍나무원을 지나 영화속에서 나올법한 '수생식물원'의 경치는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수생식물은 생태형에 따라서 친수식물, 부수식물, 부유식물, 정수식물로 나눠지는데 어떤 식물이 물가에 사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밋거리다.

  또 단풍나무는 가을이면 고운 자태를 뽐내는 화려한 나무로, 이곳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색을 가지고 있는 많은 품종의 단풍나무를 볼 수 있음. 품종별로 다른 점을 찾아보는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중부지역자생원에는 경기도가 위치한 한반도의 중부지역에 자생하는 식물을 중심으로 조성된 주제원. 다양한 식생을 나타내는 온대 중부 기후의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천천히 걷다보면 습지생태원과 기능성식물원으로 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도 나온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신기하게도 걷는 내내 마음이 시원해짐과 동시에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관상조류원과 기능성 식물원
 관상조류원에는 사람들과 친근한 닭, 공작, 오리 등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기능성식물원에는 식물 중에는 유용한 기능을 가지는 종류가 있음. 어떤 식물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고, 물방울온실은 물향기의 물을 형상화 한 물방울 모양의 온실이다. 망고, 바나나 등 아열대 식물을 사계절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어지는 습지생태식물원에서 습지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환경으로, 생태적으로 습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가면서 관찰하는 습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소나무원에서는 오래전부터 우리들에게 사랑받아온 소나무들의 다양함과 늘 푸른 소나무의 기상도 배울 수 있고, 호습성식물원에서는 수생식물원과 습지생태원에 사는 식물을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호습성식물이란 물가·물속 등의 물과 습기가 많은 곳에 사는 식물들을 말한다.

 곤충생태원에서는 나비·장수풍뎅이·사슴벌레·잠자리·물방개 등 다양한 서식지와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는 곤충들의 생활모습과 변해가는 과정들을 살펴볼 수 있음. 

 분재원에서는 작은 나무에서 피고 열리는 꽃과 열매를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분재란 나무를 화분에 심어 작게 키우는 것이다. 난대·양치식물원은 따뜻한 곳에서 사는 식물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특히 제주도에 자생하는 식물들이 많이 모여 있다. 경기도가 위치한 중부지역과는 다른 식물들을 살펴보고, 그 차이점을 알아볼 수 있다. 자연은 사람에 마음을 치유해주는 신기한 재주가 있는 듯하다.  

/오산=이상필·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