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사건은 1988년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에 의해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되기 전까지 누구도 입에 담을 수 없는 금기였다. 정부 차원의 조사가 있었고 기념공원까지 조성됐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만의 급진 독립파들에게 장제스는 단순한 독재자가 아니라 아마 이민족의 침략자로 보일 것이다. 올해는 대만에서 2·28사건이 벌어진지 만 70년이다. 지금까지 대만의 역사인 줄로만 알았던 2·28사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나서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사건이 중국공산당과 무관한 국민당이 일으킨 사건인데다 대만의 공산당원들이 이 사건에 개입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애도를 표하며 큰 의미에서는 "중국 인민 해방투쟁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겉보기에는 중국 정부가 대만에서 발생했던 비극적 사건을 함께 애도하는 보기 좋은 장면이지만, 다르게 보면 하나의 중국을 추구하는 본토 정부와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 정부가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두고 주도권을 다투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립을 희망하는 본성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동안 대만 독립의 근거로 제시되던 상징적인 사건마저도 하나의 중국을 위한 역사로 가져가려는 꼴로 비춰질 것이다. /황해문화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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