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인천 호텔의 명칭이 '올림포스 호텔(OLYMPOS HOTEL)'로 환원됐다. 엄밀히 말하면 원래 이름은 '오림포스 호텔'이었다. 1965년 개관 당시 주 고객인 일본인 관광객들이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받침을 없앤 듯하다. 이 호텔은 갖가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삼면의 바다와 월미도를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는 절경으로 속세를 떠난 선경(仙境)의 大오림포스관광호텔'. 개관하면서 신문에 낸 광고로서 중국식 광동요리점과 나이트클럽, 24시간 무휴의 바와 한국 명기(名妓)가 특대하는 기생관이 있음을 알린다. 이 호텔은 한국 최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했다. 외화벌이를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 사업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가 개장기념으로 심은 나무는 지금도 호텔 마당에 서있다.

인천 최초의 엘리베이터 설치도 빠질 수 없는 이야기다. 개관 직후 그걸 한번 타 볼 겸 당시 인천시장을 비롯한 몇몇 기관장들이 스카이라운지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내려올 때 사달이 났다. 엘리베이터가 중간에서 멈춰 버렸다. 잔뜩 겁먹은 그들은 젖 먹던 힘을 다해 문을 열고 겨우 빠져나왔다. 먹은 점심은 이미 소화가 다 된 것은 물론이었다.

한 때 호텔 마당에는 일반인들은 그 존재를 잘 모르는 야외풀장이 있었다. 당시 율목풀장이 최고였던 시절이라 호텔 풀장에 다녀 온 아이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1968년 8월20일 이 풀장에서 당시로서는 굉장히 생소하고 '외설스러운' 행사가 하나 열렸다. 영국의 전위 미술가가 보디페인팅 시범을 보였다.

언론에서는 이것을 '나체에 그림 그리기'라고 소개해 세인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물론 투숙객과 초대받은 사람만이 관람할 수 있었다. 올림포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궁전으로 알려진 '영봉(靈峰)'이다. 올림포스호텔이 들어앉은 해망대산(海望臺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속세를 떠난 선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이다. 파라다이스 보다 올림포스가 인천인에게는 친숙하다. '올림포스 호텔'로 다시 돌아온 것을 계기로 신 같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일반 시민이 즐겨 찾는 지역 명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