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터뷰 - 유정복 인천시장] "정치 행보보다 시정 전념 … 시민 행복체감 높이겠다"
[새해 인터뷰 - 유정복 인천시장] "정치 행보보다 시정 전념 … 시민 행복체감 높이겠다"
  • 이순민
  • 승인 2017.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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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집중 폐단 … '분권형 개헌'에 공감
市 현안 대통령과 관계없이 풀어갈 것
2018년 재정정상단체로 진입 가능해
본궤도 오른 인천발 KTX 하반기 착공

정치 행보에 대한 질문에도, 재선 도전 의사를 묻는 말에도 유정복 인천시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지금은 시정에 전념할 때"라며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 2016년 12월26일 오후 인천시청 시장 접견실에서 유 시장을 만났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유 시장의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탄핵 정국'에서 유 시장도 세간의 관심을 비껴가진 못했다. 유 시장은 2007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친박(친박근혜)계' 출신으로 2014년 지방선거에선 '힘 있는 시장'이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됐다. 지금도 수도권 광역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새누리당 소속인 유 시장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시장 역할에 충실할 뿐 정치 상황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분당 사태를 맞았다.
-다들 궁금해하지만 정치권에 대해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 정치 행보보다 시장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게 먼저다. 정국이 혼란스럽지만 시정에 충실하고 지역 발전을 도모할 시기라고 본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졌다. 시민들은 '촛불 정국'에서 시장이 어떤 정치적 견해를 갖는지 궁금해한다.
-박근혜 정부에 참여하고 중심에 서 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은 가눌 길이 없다.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으로서 향후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느냐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시정에 지장을 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일차적 책무다.

▲탈당은 고민하지 않았나.
-아직까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새누리당도 단순하게 친박이냐, 비박이냐를 분류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권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 정서를 생각하면 친박은 더욱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 다만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일부 세력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정당이 분열하는 건 썩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본다.

▲개헌론을 둘러싼 논의도 분분한데.
-국정 농단이라는 현안에 직면하면서 정치가 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이 쌓이고 있다. 개헌을 통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권에서든 권력 독점에 따른 문제를 보였다. 그동안 사람의 문제라고 하면서 제도 개선을 미뤄왔는데 대통령 중심제가 갖는 폐단을 고치는 '분권형' 개헌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국민 의식이나 사회 경제적 수준도 개헌을 수용할 만큼 성숙했다. 개헌을 통해 시대 흐름에 걸맞은 정치 개혁이 필요한 때가 됐다.

▲2014년 지방선거 때 '힘 있는 시장'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위기를 맞은 지금도 유효하나.
-대통령만 시장에게 힘이 되는 건 아니다. 정부 부처와의 관계도, 시장 개인의 역량도 힘이 된다. 대통령이 가진 힘을 유정복의 힘과 등식화하는 건 일종의 정치공세다. 물론 대통령이 도와주면 시정도 탄력을 받는다.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시장의 행정 경험이나 업무에 대한 의지가 중요하다. 대통령 때문에 시장의 힘이 빠진다는 건 현실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시정에 부정적 영향은 있지 않을까.
-인천시 현안 가운데 정국 문제로 안 되는 게 뭐가 있나. 정부 산학융합지구 공모에 선정된 것도, 루원시티 착공한 것도 대통령과는 관계가 없다. 대통령이 일일이 지시해서 시정이 풀리는 게 아니다. 행정이나 재정 문제에서 합리적 논거로 정부를 설득하고 대응해 나가는 거다. 3선 국회의원을 하고, 장관을 지내고, 공직생활을 하며 익힌 지식이나 논리를 바탕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임기가 1년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재선에 도전할 건가. 그동안 빚을 갚느라 각종 사업을 하지 못한 측면도 있는데.
-아직 다음 선거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선거를 의식하면 인심을 사는 게 중요하다. 전임 시장들이 빚을 늘려온 상황에서 부채를 적당히만 갚아도 선거에서 책임질 일이 없다. 임기 4년 동안 3조원을 갚든, 4조원을 갚든 무슨 차이가 있느냐. 내 양심을 걸고 인천시를 미래 세대에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도시로 만들고 싶을 뿐이다. 선거를 제1의 목표로 삼았다면 굳이 이렇게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허리띠를 졸라맬 이유가 없다. 재정 건전화로 인천 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진정성을 믿어 달라.

▲재정 건전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한때 인천시는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39.9%에 이르며 재정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됐다. 민선 6기로 접어들어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 2014년 13조원이었던 부채는 2016년 말 11조원으로 2조원이 감축됐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도 30.3%까지 낮아졌다. 2018년에는 20.3%까지 낮춰 재정 정상 단체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2016년의 성과와 아쉬웠던 점을 꼽아 달라.
-'인천 중심 교통망 구축'의 핵심 사업인 '인천발 KTX'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2017년 하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계획조차 없었던 국책 사업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불과 2년 만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예산이 반영된 데 이어 착공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인천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다만 제3연륙교(영종~청라) 건설이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검단스마트시티가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300만 인천 시대'를 맞아 새해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2016년 10월 인구 300만명을 돌파한 인천시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국가 성장을 견인할 도시다. 300만 인천 시대의 비전은 '시민이 창조하는 건강한 세계도시 인천'이다. 2017년에는 시민의 행복 체감도를 높이는 데 시정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 민생·교통·문화·환경·해양 등 5대 주권의 회복으로 성장 모델과 복지 모델을 균형 있게 설계하겠다.
/대담 윤관옥 정치부장·정리 이순민 기자·사진 양진수 기자 smlee@incheonilbo.com


[유정복(59) 인천시장은 ]
유정복(59) 인천시장은 인천 출신의 첫 민선 시장이다.
인천 송림초와 선인중, 제물포고를 나온 그는 연세대 정치학과를 다니던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94년에는 당시 경기도 김포군에서 전국 최연소로 군수를 지냈고, 인천 서구청장에 이어 초대 김포시장이 됐다.
2004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김포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2010년), 박근혜 정부에서 안전행정부 장관(2013년)을 역임했다.
2014년 장관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고향인 인천으로 돌아와 민선 6기 시장에 당선됐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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