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수원문화재단 이사
지난달 28일 수원문화원이 수원의 문화가치를 높인지 60주년을 맞았다. 풀뿌리 문화를 일궈 온 수원문화원은 지방문화원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이다.
문화원은 문화사업 전문기관이다. 문화가 살아야 도시가 산다. 인문학도시수 원은 역사와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문화는 단순히 보고 즐기고 노는 것이 아니다. 문화는 복지이고, 지역경제의 중심이며 시민들의 삶의 원동력이다. 나, 너,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문화다.

향토문화의 보존·전승 및 계발을 통한 지역문화 창달과 문화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지역문화를 꽃피는 대한민국. 그 중심에 수원문화원이 있다. 전국 228개 문화원 중 1990년에는 전국시범문화원 제1호의 영예를 안은 으뜸 문화원이다. 문고판형의 문화소식지 <수원사랑>을 창간해 문화매개체역할을 하고 외국산담배 안 피우기, 좋은 수원만들기, 서호와 수원천살리기, 화성행궁복원운동, 팔달산터널반대 등 바른 수원문화를 지켜 가는데도 앞장섰다.

특히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에 시민참여를 이끌었고 한여름 밤의 음악축제, 화홍문화제를 이어 수원문화재단 발족 전까지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 선발 등을 담당해 왔다. 산하에 화성향토문화연구소를 비롯해 민속예술단, 두레보존회 등을 두고 있다. 또 시민회관, 고색향토문화전시관, 생활문화센터를 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20개 프로그램, 30개 문화단체에 수백 명이 문화원 동아리 활동을 할 정도로 문화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는 관광의 초석이다. 문화를 보러 관광객은 더 오래 머무르고 더 많이 소비한다. 문화는 근본적으로 시민을 향해 있다. 문화는 시민들에게 창조성, 선함, 아름다움을 키워준다. 인종, 종교, 세대를 뛰어넘는 가치표현의 근본이기에 그렇다. 인간의 가치에 주목하게 해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한다. 문화·예술에 열심히 활동하는 관내 고교생 28명에게 15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60주년을 더욱 뜻 깊게 장식했다.

문화는 다른 분야와 달리 자율성, 독립성, 창의성이 가장 존중되는 곳이다. 예산지원은 하되 간섭은 없어야 한다. 지역문화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예술, 전통, 민속, 생활방식 등의 포괄적인 지역문화자원과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모아지고 있다. '생활 속 예술 확대'가 문화·예술지원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일반시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생활밀착형문화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문화가 물처럼 시민과 시민 사이를 흐르게 해야 한다. 시민의 문화욕구를 정기적으로 조사, 이를 바탕으로 수원에 맞는 문화콘텐츠 개발·보급에 나서야 한다. 문화마을가꾸기, 실버문화학교, 청소년 지역문화 창조프로그램, 어르신 문화나눔 동아리 등을 운영해 시민 모두가 쉽고 즐겁게 문화를 친숙하게 누리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일과 여가의 균형에 대한 인식증가로 문화 향유 계층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60주년 축하무대에 65세 이상 출연자들이 다양한 직업별로 복장을 하고 출연한 '검정 고무신'의 난타는 인상적이었다. 더욱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가동해 수원의 문화가치를 높여가야 한다. 문화융성의 시대, 역사의 향기와 가치를 전하는 수원문화원으로 거듭 태어나길 바란다. 문화는 시민들의 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