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아름다운 '신라의 정원'
▲ 중앙공원은 분당신도시 중심부에 있어 시민들이 자주 찾는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경주 안압지를 본 뜬 분당호수는 공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사진제공=성남시

공원 랜드마크 분당호수
돌틈 사이 철쭉군락 장관
호수 주변 고운 가을단풍
눈오는 겨울 절경 화폭에


성남시 중앙공원은 분당신도시 중심부(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영장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100만 시민들의 유일한 휴식공간이며 사계절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이 공원의 랜드마크인 분당호수는 공원을 가로 지르는 분당천을 막아 신라시대 정원의 최고봉인 경주안압지를 본떠서 만들었다.

호수 안에는 세 개의 섬이 있다. 호수 옆에 서 있는 돌마각은 경복궁의 경회루를 그대로 축소해 놓았다고 한다.

봄이 되면 돌 틈 사이로 철쭉이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여름이면, 나무들 사이사이에 있는 돌 의자에 앉아 오리들이 노니는 모습과 높게 치솟는 분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더위가 싹 가신다.

가을이 시작되면 호수주변의 느티나무와 단풍나무의 단풍이 곱게 물든다.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이면 분당호와 돌마각의 정경을 담으려고 전국의 사진작가들과 화가들로 북적인다.

수내정은 창덕궁의 애련정을 옮겨놓은 듯, 두 다리를 물에 담근 채 서있다. 산쪽 호수 변에는 물레방아가 돌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호수주변을 산책 하다 보면 구름다리를 지나 언덕배기에 약수터가 나온다.

그 옆을 보면 지석묘 군이 조성되어 있다.

새벽안개가 자욱할 때 고인돌 주변의 하얀 철쭉의 군락들이 묘하게도 신비스런 느낌마저 든다.

분당을 개발하면서 분당동, 도촌동, 야탑동 등에서 116기의 고인돌을 발굴했다.

그 중 10기를 중앙공원에 옮겨 왔다. 고인돌은 아주 먼 옛날에도 성남이 땅이 기름지고 기후가 온화하며, 탄천이 있어 물이 풍부하며 살기 좋은 곳 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김양자 경기도 관광 문화해설사
또한 약수터의 오른쪽에는 이경류의 묘역이 있다.

임진왜란 때 늙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형을 대신해서 상주전투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경류의 묘역과 말의 무덤이 있다.

문신인 이경류는 평소 타고 다니던 말을 타고 전장터에 나갔는데 왜군과 싸우다가 3일만에 전사한다.

이경류의 말은 주인의 피 묻은 옷과 유서를 물고 경북 상주에서 이곳 수내동 까지 500여리 길을 달려와 주인의 전사 소식을 전하고 3일 동안 먹지도 않고 울기만 하다가 죽었다고 한다.

충성스런 말의 죽음을 가상히 여겨 이경류 무덤 아래 묻어 줬다. 사람들은 이 말의 무덤을 애마총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경류가 죽은 지 200년이 지난 1792년(정조 16년) 어느 한 선비의 제청으로 정려비가 세워지게 된다.

이 정려비는 귀중한 역사적 사료가 되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역사가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비석 앞에는 아름드리 벚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꽃피는 4월이면 무릉도원이 된다.

그리고 공원입구에 위치한 수내동 가옥은 조선말에 지어졌고 향토적 정취와 옛 문화를 맛 볼 수 있다.

이 곳은 중앙공원으로 개발되기 전에는 한산이씨 문중묘역이었으며,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의 후손인 한산 이씨 집성촌이였다.

어느 멋진 10월의 가을날, 아름다운 중앙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궁궐후원을 거니는 왕과 왕비가 된 듯한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또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 바친 이경류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애마총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중앙공원으로 나들이 하면 어떨까? 031-729-2992


/김양자 경기도 관광 문화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