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슬레이트 보유 가구 4만7000여채 달해
정부·지자체 예산 폭 넓혀야

경기도내 슬레이트지붕 중 발암 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지붕을 가진 가구수가 4만700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주택들의 지붕을 지금과 같은 사업 속도로 모두 철거하려면 앞으로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정부와 도·시군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114억원을 들여 4650가구의 석면슬레이트 지붕 철거를 지원했다. 연간 평균 930가구를 지원한 셈이다.

지원 사업비는 국비 50%, 도비 7.5%, 시군비 42.5%로 마련했다.

도는 올해도 가구당 최대 336만원씩 모두 47억원을 들여 1400가구의 슬레이트지붕 철거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도내 석면슬레이트 지붕 주택은 무려 4만7137가구에 이른다.

올해와 같은 사업량으로 매년 철거를 지원하더라도 모두 철거하기까지는 앞으로 33년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이 철거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는 정부와 지자체의 연간 철거 지원 사업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 및 지자체가 지붕 철거비용은 지원하면서 새로운 지붕 공사 비용은 전혀 지원하지 않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부 주택의 경우 소유자와 거주자가 달라, 슬레이트 지붕 철거에 관심이 적은 것 역시 사업 지연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석면슬레이트 지붕 철거 지원은 누구나 거주하고 있는 시·군 및 읍·면·동에 신청하면 된다. 각 시·군은 심사를 거쳐 그해 지원 대상자를 선정한다.

도 관계자는 "도시지역 주택은 각종 재개발로 철거 지원 전에 없어지거나, 농촌지역도 공가가 되면서 자동으로 철거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지금 사업 속도라면 앞으로 도내 석면슬레이트 지붕을 모두 철거하는데 수십 년이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 조기 철거 완료를 위해서는 예산 지원 확대와 지붕 설치비 지원 등의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완태 기자 my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