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하는 신체>
모리타 마사오 지음
박동섭 옮김
에듀니티
216쪽, 1만3000원

서점가에 '수학' 열풍이 불고 있다. 아마존재팬 인문·사상 분야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수학하는 신체>(에듀니티·216쪽)는 신체와 수학의 긴밀한 관계를 풀어낸 책이다.

수학과 사람의 몸은 본래부터 별개가 아니었다. 인류는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숫자를 세면서 수학을 시작했고 점차 기호와 계산에 의존하게 된다. 이후 인간의 직관에 의심을 하며 수학은 신체와 분리됐다.

도쿄대 문과를 다니다 이과로 전향해 수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 모리타 마사오는 수학의 역사와 수학자들의 일생을 소개하며 '수학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묻는다.

그에 따르면 손가락과 발가락에서 기호와 계산으로 방식이 바뀌며 수학자의 행위도 달라졌다. 철저한 기호화는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에 의한 컴퓨터의 탄생으로 이어지며 인공지능의 탄생을 알린다.

저자는 수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수학으로의 배움과 인생을 이야기한다. 모리타 마사오의 글은 수학이 시의 세계와 닮아있고 수학의 세계가 감각을 넘어서 '정'과 '정서'의 세계로 귀착하며 수학이 인생과 어떻게 만나는가를 수긍하게 해준다.

이 책은 고대 수학, 근대 수학, 현대 수학의 특징과 발전 과정, 최초로 컴퓨터를 발명한 앨런 튜링의 등장까지 수학의 탄생과 수식과 계산에 집착한 서구 근대 수학의 흐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괴짜이지만 매력적인 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과 그의 연구 과정을 재미있게 들려주며 일본의 대표적인 수학자 오카 키요시가 대학교수로서의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지으며 수학 연구에 몰두했던 생의 발자취를 좇는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그 여정 속에서 문학적 감성이 돋보이는 문체로 풀어나간다. 박동섭 옮김, 1만3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