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총학생회, 1인 시위 51일째 총장 면담 성사
교육계 "정부 대학 재정지원 시스템 재정비해야"



이화여대 학생들의 집단 반발 사태를 계기로 민주적 대학 운영에 대한 자성론이 확산하면서 대학가에 '소통'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인하대는 최순자 총장이 9일 총학생회 간부들과 면담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배제한 대학 운영을 비판하며 총장실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지 51일째 되는 날 이뤄지는 면담이다.

인하대는 올해 연간 150억원의 교육부 지원금이 걸린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프라임) 사업을 신청했다가 탈락하는 과정에서 총장 사퇴까지 요구하는 일부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로 홍역을 치렀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6일 대학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인하대와 이화여대의 공통점은 학생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대학을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교육부의 각종 재정지원 정책에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나서며 구성원과의 합의 여부를 뒷전으로 하는 탓에 벌어지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면담 성사 경위에 대해 "그동안 '학생들은 대학 운영의 주체가 아니며, 논의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던 총장 측에서 면담 요청이 있었다"면서 "면담에서는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시스템을 문서로 약속할 것과 평생교육 단과대학, 송도캠퍼스 등의 사안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사태가 불거진 뒤 교육계에서는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 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극한 대립이 벌어진 이화여대와 갈등이 표면화한 인하대 이외에도 5월에는 숭실대 학생들이 "학교가 학생 의견 수렴 없이 6개 단과대를 3개로 통합하는 안을 졸속으로 강행한다"며 반발했다.

학생수 감소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사립 대학들 내부적으로도 학사 개편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학생을 비롯한 구성원과 제대로 소통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을 되짚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하대 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지난달 28일 약속을 잡은 것으로 이화여대 사태와는 무관하다"면서 "이전부터 학생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했지만 일정이 서로 어긋나 이제야 면담이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 본관을 12일째 점거 농성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은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경찰의 학내 폭력 진압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며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