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방중 무산시 대통령이 가로막는 모양새…외교적 파장 클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6명이 8일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국내 배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방중은 전날 청와대까지 나서 방중 재검토를 요청하는 등 국내적으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방중을 주도한 김영호 의원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출국수속 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입장표명 이후에 상당히 마음이 무겁고 사명감도 굉장히 생겼다"면서 "우리는 오로지 지금 냉각기에 빠져드는 한중 양국의 외교관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재검토 요청에 대해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진작 청와대 정무수석이 당 지도부와 이런 우려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면 여야의 문제가 되지 않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권과 청와대의 입장표명은 정말 지혜롭지 못하다"면서 "이런 정쟁이 바로 중국매체로부터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계기가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중국 방문이 무산됐으면 마치 대통령이 방중을 가로막는 비슷한 모양새가 취해지면서 외교적 파장이 굉장히 크게 될 것"이라면서 "더 무거운 마음으로 더 지혜로운 마음으로 당당하게 중국에 다녀와서 조금이라도 정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방중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선 "만류한 것은 아니다. 전화를 주셔서 (중국에) 갈것인지 확인을 하셨다"라며 "제가 대표 생각은 어떠시냐, 지혜를 달라고 이야기를 했고 그 과정에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만류의 뜻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의 방중에 대한 중국의 편파보도 우려에 대해선 "6명 의원이 초선이지만, 저는 베이징대 유학생 1세대로 중국을 잘 아는 사람이고, (함께 가는) 박정 의원도 중국 우한대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라면서 "충분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김병욱 의원도 "야당의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다"라면서 "항상 국익이 무엇인지 머릿 속에 새기면서 제가 모자라는 것은 공부해서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부터 손혜원 신동근 소병훈 김영호 김병욱 의원 순으로 한사람씩 차례대로 조용히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박 정 의원은 오후 비행기로 출국한다.

공항에서는 의원들의 방중에 반대하는 '1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홍정식 활빈단 대표는 '사드배치는 대한민국 군사주권, 북핵 미사일 방어용!'이라고 쓴 현수막을 펼쳐 들고, 출국하는 의원들을 향해 "매국노짓을 그따위로 하고 계세요! 정말 6명 다 매국노들이야! 국회의원 맞아!"라고 소리쳤다.

또 한 시민이 김병욱 의원을 향해 "중국엔 왜 가시는거에요?"라고 묻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날부터 3일간 베이징대 교수들과의 좌담회, 교민간담회, 베이징 주재 한국언론 특파원 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특히 중국 공산당 혁명건설촉진회 리홍린 부장이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입장은 밝히지 않되 중국 측에 한중 우호관계 유지, 한중 북핵문제 공조 강화, 중국 언론의 반한감정 부추기는 보도 자제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