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화학조미료 사용 안해...수제 고추장·열무김치 비법"
"가족의 밥상을 차린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쏟고 있지요."

2003년 4월 화평동 냉면거리에 '냉면천국'을 열고 인생2막을 시작한 정대홍(72·오른쪽)·조윤숙(63) 부부. 남편 정 씨는 문화방송(MBC)의 장수 인기 텔리비전 드라마 '전원일기' 김 노인 역으로 출연했던 MBC 공채 5기 탤런트 출신이다. 1980년 첫 편성부터 2002년 막을 내릴 때까지 고정출연했고 한인수·고두심 등이 동기다.

'전원일기' 종방 이후 사표를 내고 은퇴했는데 살 길이 막막했다고 한다. 머리를 식힐 겸 서울에서 인천으로 바람 쐬러 왔다가 우연히 화평동 거리를 걷던 그의 눈에 띈 것은 '세 놓음'이란 문구가 붙은 허름한 빈 집. 바로 짐을 꾸린 부부는 화평동에 둥지를 틀고 '냉면천국'을 개업했다.

"맑은 물에 닭발을 넣고 8시간동안 푹 끓인 뒤 다시마, 무, 대파, 고추씨, 한약재 등 12가지 갖은 재료를 첨가해 우려낸 육수는 숱한 실패 끝에 개발해 낸 우리 가게만의 비법이죠. 양념장과 단맛은 매실로 만들어내고 설탕이나 화학조미료는 일절 첨가하지 않는답니다."

부인 조 씨가 조심스럽게 거든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옥상에서 손수 말린 고추로 태양초를 만들고, 태양초에 버무린 열무김치를 손님상에 내놓는 게 다른 업소와의 차별화 전략이란다.

부부는 "냉면 맛도 좋지만 정성이 담긴 화평동 냉면거리의 인심 맛은 훨씬 진하다"며 활짝 웃는다.

/글·사진 윤관옥 기자 ok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