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공영방송에서 2010년대 리얼리티쇼까지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TV역사 설명
▲ <유럽 텔레비전 문화사>
제롬 부르동 지음, 김설아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420쪽, 3만2000원

신문과 라디오에 이어 등장한 TV는 한 때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였다. 물론 지금도 TV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인터넷TV, 케이블TV 등이 TV의 영향력을 강화시켜주고 있다. TV는 어떤 역사를 갖고 있길래 디지털뉴미디어혁명의 시대에도 영향력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일까.

<유럽 텔레비전 문화사>(커뮤니케이션북스·420쪽)는 공영방송 체제로 시작한 1950년대부터 상업적 리얼리티쇼에 장악된 2010년대까지, 유럽 텔레비전 문화사를 비교 분석적 시각으로 살펴본다.

'공영방송에서 리얼리티쇼까지 1950~2010'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텔레비전 발전사를 프로그램 장르의 발달 과정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다. 각국 방송제도 발전 과정의 공통점과 차이점,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의 서로에 대한 영향, 미국 방송의 유럽 방송에 대한 영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공영방송을 중심으로 유럽 텔레비전의 역사를 쓰는 것은 곧 위기의 역사를 쓰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980년대 탈규제화와 민영 텔레비전의 등장이 서구 유럽 전체에 끼친 영향에 대해 관련 분야 관계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역사가 쓰이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경쟁 체제의 등장은 공영방송 정책이 위기를 맞았다는 것을 알려 주는 역할을 했다.

한편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그러면서 결국 위기를 부채질하는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 공영방송도 양적으로 측정될 수 있는 시청자에 주목하면서 오락 프로그램의 양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민영 프로덕션을 앞세우는 현재의 방송 이념과 다르게 1960년대까지 유럽의 대규모 방송국들은 내부 제작을 선호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방송사의 제작 독점이 1964년까지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때까지는 이에 대한 법을 제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공영방송사들이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만들 그 수많은 인력을 거느리고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다.

기술적인 면도 이러한 상황의 형성에 한몫 거들었다. 다시말해 당시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생중계로 방송됐기 때문에 방송 노동과 직업들은 프로그램을 찍자마자 내보내는 그 거대한 스튜디오와 하나로 통합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은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을 분석하고 비판하며 우리시대 TV를 시청하고 있다. 제롬 부르동 지음, 김설아 옮김, 3만2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