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필요성 등 주장 … 공론화

'분권형 대통령제를 위한 개헌 필요성', '공유적 시장 경제', '대한민국 리빌딩', '국회, 수도 세종시 이전'

최근 남경필 지사가 공론화하고 있는 의제들이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22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현해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한 차례 좌절된 '수도 이전' 문제를 다시 공론화하며 '개헌'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 나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남 지사가 연일 '대한민국 리빌딩'을 기치로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을 두고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외부 인사의 잇따른 영입과 새누리당 원로 정치인들과의 회동 등의 행보로 미뤄 "차기 대권 출마 의사를 굳힌 것 아니냐"는 얘기가 지역정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남 지사는 22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너무 한곳에 모여 있다. 그러면서 생기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차기 대선 과정에서 개헌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2010년 국회의원 시절에도 이 주장을 그대로 했다"면서 "수도권 집중현상 완화 등을 위해 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남 지사는 21일 열린 경기언론인클럽 초청 토론에서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고 권력을 분산시키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힌 뒤 대선 출마 시점과 관련해선 "슛 때릴 것은 내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도의원과 시·군의원을 대상으로 한 인천일보 제1회 경기의정대상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은 리빌딩이 필요하다.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경제는 서서히 끓는 물 속의 개구리와 같은 상황이다. 바로 지금 변화와 쇄신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우리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5일 양주시에서 열린 경기북부권 국회의원 및 시장·군수 간담회에서도 "지금과 같은 정치구조로 가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 지사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대선 출마 의사를 굳히고 본격적인 레이스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남 지사는 대권 행보를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잇단 정치권 인사 접촉과 외부인사 영입, 경기도 연정 성공을 근거로 한 중앙 정치무대의 협치 및 연정 강조 등도 같은 맥락이라는 시각이 많다.

남 지사와 친분이 있는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김문수 지사의 선례로 볼 때 남 지사가 재선보다는 대권 도전에 나서야 하며, 본인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남 지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경기지사의 재선 여부를 보다는 중앙정치 무대로의 빠른 복귀가 우선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경필 지사의 한 측근은 "남 지사는 현재 도정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최근 개헌 발언 등은 정치인으로서 평소 소신이고, 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권력집중과 수도권 규제 등 많은 문제점을 지금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하는 것이지 대선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발해 서울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까지 벌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리얼미터의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4.4%로 7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돼 야권 내 새로운 대권 잠룡으로 분류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