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가 최적 … 10년 수집 사극 의상 2만여벌

국내 최초로 사극 전통의상을 직접 보고 입을 수 있는 '전통의상 전시체험 박물관' 을 인천에 추진 중인 김준혁(55·사진) 인천영화인협회 부회장을 만났다.

김 부회장은 10년 전부터 사극 전통의상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주연급 배우들이 입는 의상은 꽤 많은 시간과 공을들여 제작되지만 작품이 끝나면 재사용할 수 없어 버려진다.

"드라마 기준으로 사극 한 작품당 2.5t 트럭 두 대 정도의 의상이 나와요. 사극 의상은 저작권 때문에 작품이 끝나도 함부로 사용하거나 대여할 수 없고 디자이너들도 그 부분을 민감하게 생각하죠. 그러던 중 제가 박물관 건립을 제안해 수집한 의상만 어느새 2만여벌이 넘어서 현재 서울에 있는 대형 창고에 보관 중이에요"

이 의상들은 지난 30년 동안 총 120여 편의 사극에 등장했으며 '역린', '조선미녀삼총사', '나는 왕이로소이다', '신기전', '방자전' 등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영화 의상도 있다.

"'전통의상 전시체험 박물관'이 만들어지면 관람객들이 사극 속 전통의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고 아이들의 교육에도 도움이 돼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특히 김 부회장은 최근 중국 관광객 수천 명이 인천을 관광하는 '유커시대'가 열려 박물관이 건립되면 상당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상하이의 '마담투소'라는 밀랍인형관은 해외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관광지에요. 이곳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밀랍인형으로 제작된 세계 각국의 인기 영화배우, 스포츠인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추억으로 간직하죠. '전통의상 전시체험 박물관'에도 영화 속 의상을 입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체험관과 영화의 역사와 배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하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관광지가 될 수 있어요."

김 부회장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구가 박물관이 들어서기 좋은 최적의 장소라며 주변에 차이나타운, 동화마을, 개항장 거리, 신포국제시장 등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제가 이 사업을 인천에서 준비하는 것은 고향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앞으로 인천시에 '전통의상 전시체험 박물관'의 건립 취지를 알리고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