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제주 이어 세 번째 … '남경필 표 광역 연정' 전국 확산 분위기
▲ 9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경기도-전라남도 상생협력 협약식'에 앞서 명현관(왼쪽부터) 전남도의회 의장과 남경필 경기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창업보육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김수연 기자 ksy92@incheonilbo.com

남경필 경기지사가 9일 전라남도와 상생협약을 체결, '광역 연정(聯政)'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후 2015년 4월 최문순 강원지사, 같은해 8월 원희룡 제주지사와 상생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3번째다.

새누리당 내 차기 대권 후보 조기 차출론의 당사자인 남 지사와 더불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남경필표 광역 연정'이 인큐베이팅을 벗어나 전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바뀌면서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을 겨냥해 남 지사의 '광의의 연정'격인 '연합정부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남 지사의 광폭 연정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경기도와 전남도는 이날 성남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경기도·전라남도 상생협력' 협약을 맺고 지속 가능한 교류협력을 통해 새로운 지방자치 발전 모델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협약식에는 남 지사와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 이낙연 전남지사, 명현관 전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양 도의 실·국장 등 관계 공무원이 참석했다.

이번 상생협약을 통해 양 도는 지역상생나눔 태양광발전소 건립 추진 등 9개 상생협약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상생협약 체결에 앞서 황성태 기획조정실장, 이재철 정책기획관, 최원용 농정해양국장, 이희준 문화체육관광국장 등 경기도의 실·국장과 전남도 관계공무원은 수차례 실무 협의를 갖고 상생협력 방안 등을 모색했다.

주요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지역상생나눔 태양광발전소 건립사업'은 경기도가 전남도의 기술지원을 받아 2018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5MW급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고 연간 5억원으로 추정되는 수익금을 양 도의 발전소지역 거주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에 있는 한빛원자력발전소(원자로 6기·5900MW) 인근 지역 학생들이 장학금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경기도가 수원시 권선구에 건립 중인 '따복(따뜻하고 복된)기숙사'에 도내 12개 대학에 재학 중인 전남 유학생을 입주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따복기숙사는 도가 옛 서울대 농생대 기숙사인 상록사를 리모델링해 대학생을 위한 기숙사로 활용하는 청년대상 주거복지사업으로 내년 3월 입주가 시작된다.

전남도로부터 22개 품목 40억원 규모의 친환경농산물을 구매하는 경기도는 양파와 고구마, 감자 등 경기도 생산 비중이 낮은 농산물을 전남에서 추가로 구매하는 등 친환경농산물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신재생에너지사업 활성화 공동지원 플랫폼 구축과 글로벌 경쟁력 화훼품좀 개발·해외마케팅 지원, 도자문화산업 활성화, 청소년 교류(안전, 힐링 등) 활성화, 해외통상사무소 등 공동 활용, 바이오중소기업 우수제품 개발지원 추진 등도 협력하기로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경기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학정신을 이어받아 양 도가 상생하면 미래가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생이 국민이 정치와 행정에 바라는 것이다. 이번 협약으로 양 지역이 한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공동 발전을 위한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해 가길 바란다"면서 "전남과 경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계층간, 지역간 격차를 줄이며 골고루 잘 살도록, 남북한이 공동 번영하는 통일국가로 발전하도록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전남도와의 상생협력이 수도권·비수도권 양분 논리를 뛰어넘는 선도적 지역상생 모델로 발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고, 명현관 전남도의회 의장은 "협약사항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도의회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남 지사와 이 지사는 협약식에 앞서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에 입주한 창업기업육성 기관인 본투글로벌(Born2Global)을 찾아 스타트업기업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전남도와의 상생협약 체결에 앞서 남 지사는 올 3월 경기도 여주·양평·포천·가평·연천과 강원도 철원·횡성·원주·춘천 등 행정구역이 맞닿은 경기도와 강원도 내 9개 자치단체장이 함께하는 상생협약을 성사시키며 새로운 상생협력 모델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