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간호사 가정 방문 … 말벗·건강 점검·관리

최근 전국노래자랑에서 흥겨운 율동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던 A할머니.

남편과 아들을 먼저 보낸 A할머니 삶은 경제적 압박에 따른 절망적인 생활의 연속이었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건강에 이상 신호까지 겹쳤지만 수술도 포기한 채 칩거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하남시보건소 박준선 간호사를 만났다.

박 간호사의 도움으로 A할머니는 긴급의료비·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지정돼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고, 외출도 할 수 있었다. 경제적, 정서적 안정을 되찾으면서 난타 등 보건소의 각종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경기도가 홀몸노인의 건강관리를 위해 추진하는 '홀몸 어르신 365일 햇빛 쬐기' 사업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노인들의 의료비 지출뿐 아니라 우울증 감소, 자살시도율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홀몸노인(9868명)의 월평균 1인당 의료비 지출은 3만5767원으로 사업 시작 초기인 2012년 초 6만3385원과 비교하면 43.6%가 줄어들었다.

병원 방문횟수 역시 2012년 초 2.9회에서 2015년 말 1.9회로, 15점 만점인 우울 점수는 6.6점에서 5.5점으로 각각 감소했다.

2013년을 기준으로 칩거율, 자살에 대한 생각, 자살시도율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3년 초 26.2%에 이르던 칩거율은 2015년 말 19.3%로 줄었고, 자살에 대한 생각도 2013년 초 26.7%에서 2015년 말 11.6%로 감소했다.

자살시도율은 2013년 3.1%에서 0.5%로 급감했다.

이 사업은 보건소 간호사들이 홀몸노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말벗을 해주고, 육체·정신적 건강문제들을 점검·관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말 현재 도내에는 408명의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방문전담 인력이 9868명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햇빛쬐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햇빛쬐기 사업 위탁기관인 가톨릭의대의 예방의학교실 정혜선 교수는 "간호사가 직접 홀몸노인의 가정을 방문하면서 홀몸노인이 겪는 육체·정신적 고통이 상당 부분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지속적인 사례 발굴을 통해 주민 참여형사업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