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화된 옛 방직공장 터 '재생 프로젝트'로 탈바꿈
▲ 스페인 현지시각 지난 28일 오전 10시 포블레노우 산업단지를 방문 견학한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등이 바르셀로나 엑티바 도시홍보자문관의 설명을 들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가 '노후산업단지 재생방안 연구', '사회적 경제 발전 방안 벤치 마킹', '도내 기업의 유럽 진출 방안 모색'을 위해 지난 4월27일~5월5일 스페인과 핀란드 연수를 마쳤다.

이동화(새누리·평택4) 위원장을 비롯해 서영석(더민주·부천7)·김길섭(새누리·비례) 간사, 새누리당 방성환(성남5)·홍석우(동두천1) 의원, 더불어민주당 조광주(성남3)·김보라(비례)·김준현(김포2)·안승남(구리2) 의원, 중기센터 김한섭 본부장, 경기신보 김홍천 본부장, 경기테크노파크 최강선 본부장, 과기원 한배수 본부장, 융기원 한양희 본부장, 산업정책과 이경배 팀장, 기술학교 장창희 팀장, 킨텍스 이경훈 주임 등이 일정을 함께했다.

인천일보는 이들과 동행 취재한 내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첫 방문지 '포블레노우' 산업단지

지난달 28일 첫 방문지인 바르셀로나 포블레노우(Poblenou) 산업단지에 도착했다. 옛 공장지대를 지식집약형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재생 프로젝트에 성공한 도시다.

186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방직공장이 집적돼 있어 카탈란 맨체스터라고도 불리던 곳이다. 그러나 방직산업의 쇠퇴와 공장 이전으로 버려진 땅으로 남게 됐다. 1990년대까지 무려 1300개의 공장이 이탈하면서 황폐화가 가속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최 준비의 일환으로 추진된 디어고날 거리(Diagonal Avenue) 확장사업을 계기로 바르셀로나시는 이곳에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산업 등을 위한 도심형 첨단산업단지를 건설한다는 '22@ Plan'을 승인했다. 그 결과는 7300개의 기업 입주와 8만5000명이라는 일자리 창출로 나타나고 있다.

옛 공장지대를 지식집약형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한 성공 비결은 도시재생에 앞서 도시민의 복잡한 생활부터 관찰한 데 있다.

우선 한가지 기능만 살리지 않고, 사무·상업·주거·문화·교육 공간 등 모든 도시에 5개 기능을 잘 섞었다. 2020년까지 도시 재생을 목표로 진행되는 '22@ Plan'는 다원화되고 통합·균형적인 압축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1단계는 도시건물, 인프라 개선 등 물리적 환경 조성, 2단계는 다양한 주체들을 통합하는 경제활동 촉진, 3단계는 지역의 전문가 및 주민들의 상호관계 증진 등 인적 환경 조성이다.

방직공업단지 코드 '22A'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바르셀로나 엑티바(Barcelona Activa)의 도시홍보자문관 마르크 산스(Marc Sans)는 "'22@ Plan'는 당시 공업단지 코드 '22A'를 그대로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에 존재했던 114개의 공장 건물을 허물지 않고 그대로 복원해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이곳은 5개의 키워드 에너지(Energy), 메드텍(MedTech), 디자인(Design), 미디어(Media), ICT(IT-Mobile) 등 5개 단지를 중심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각 키위드에는 인큐베이터가 되는 세계적인 기업들을 유치하고, 관련 대학들을 들어오게 했다.

마르크 산스는 "5개 단지에는 관려기업 및 연구소 근로자들은 밤 늦은 시간까지도 일할 수 있고, 각 단지에 입주한 관련 5개 대학은 관련 야간 학과를 개설해 기업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일하면서 배우는 체계를 만들어 일하는 청년들이 많은 영타운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00개 이상 기업들이 이곳으로 이전하고 있고, 60%는 새로운 기업이 창출되고 40%는 이전 기업들"이라며 "새로운 기업들 중에는 5개 단지관련 기업이 66.77%고, 이 지역 주민 9만명 이상이 고용됐다"고 말했다.

이동화 도의회 경제과학기술 위원장은 "우리나라도 편리한 주거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해 젊은층이 몰려드는 도심형 산업단지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토지 이용을 보면, 각 땅에는 용도가 부여돼 집만 짓거나 상업 용도로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토로하고, 이곳과 같은 복합용도 개발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블레노우 산업단지 방문으로 경제위원들은 경기도도 공장이나 연구소 등은 물론이고 주거, 업무, 상업 관련시설 이외에도 호텔이나 전시관, 회의장이 모두 있는 복합단지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포블레노우(스페인)=이경 기자 lee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