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장애인의 날
경기도청사 내 장애인 주차장을 공용차량이 독점해 빈축을 사고 있다. 도의회 주차장도 장애인을 위한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체장애 1급 김성빈(52)씨는 18일 민원처리를 위해 도청을 왔지만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김씨는 도청 본관 앞에 설치된 장애인 주차 9면은 장애인 차량으로 가득차 있어 제2별관 앞에 있는 장애인 주차장으로 갔다.
하지만 장애인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어 그 곳에서도 주차할 곳을 찾지 못했다.
특히, 장애인이 가장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2별관 정문 앞에는 도 공용차량이 버젓이 주차돼 있던 것이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18일부터 5월20일까지 한 달 동안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차량 집중 단속에 들어갔지만, 이처럼 불법주차가 빈번한 도 공용차량은 최근 3년간 단 한번도 단속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된 경우는 종종있어서 불편을 겪었지만, 공공기관 차량이 장애인 주차장을 독점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경우"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2시50분부터 50여분가량 제2별관 앞에서 지켜본 결과, 정문 바로 앞에 설치된 장애인 추자구역은 '세계속의 경기도'란 글이 새겨진 도 공용 차량 3대가 이 주차 구역을 독점했다.
도 공용차량이 주차된 후 장애차량이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돌아 나가는 것도 목격됐다.
게다가 이곳에 주차한 공무원들은 "바로 나올테니 여기 주차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며 제2별관 내로 들어갔다.
도의회 장애인 주차장도 장애인차량 이용에 불편을 주기는 마찬가지였다.
도의회 정문에 마련된 장애인 주차구역 2면에는 출입을 막는 고정 볼라드(자동차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장애물)를 설치하고 고리를 걸어놨다.
장애인 차량이 진입하면 의회 직원이 나와 걸려있는 고리를 풀어주거나 장애인이 차에서 내려 진출입을 확보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도의회 관계자는 "이러한 시설은 관리자 시각에서는 편리할지는 몰라도,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의회는 주차장 전체 확보는 830면으로 본청 568면, 의회 262면(지하145·지상117)이다. 이중 장애인 주차장은 본청 26면, 의회는 10면을 차지한다.
/이경 기자 lee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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