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점 면세점 재승인 불발 문책,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 경질설
▲ 김기성 기자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잠실점) 사업권 재승인 실패에 대한 책임론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8~29일로 예정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 발표를 앞두고 "롯데면세점 수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내용이 사전에 유출되면서 상당수의 직원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동요하는 분위기다.

이는 월드타워점 영업권의 재승인 실패 결과에 대해 지난달 15일 "재승인 실패는 99%가 제 책임입니다"라고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밝혔던 입장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어서 "회장이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형제 간 경영권 싸움'과 롯데의 '일본 뿌리 논란'이 불거져 월드타워점 재승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이 시내면세점을 놓고 한창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롯데 장수' 교체설이 떠돌면서 롯데그룹의 비정한 상황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이홍균 대표는 인천공항 면세점과 제주 시내면세점, 서울 시내면세점 등 '입찰 전장터'를 도맡아 누비며 롯데그룹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홍균 대표는 매출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제3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주도해 대기업에 배정된 8개 사업권 중 '알짜배기'로 분류되는 사업권을 싹쓸한 '승리한 장수'다.

국제입찰로 발주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경쟁에서 글로벌 업체와 국내 대기업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인천일보 2월3일, 10일자 6면>

지난 6월에는 면세업계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우려한 제주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서귀포 사업권을 포기하는 모험에 도전해 제주시내로 확장 이전에도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제주점은 전체 6612㎡ 규모로 약 2.5배 확장하고 브랜드를 18개로 늘려 크루즈 타고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월드타워점을 트집 잡아 사실상 입찰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나 다름 없는 이홍균 대표를 초라한 패장으로 몰아 내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월드타워점 재승인 실패가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는 면세점 수장의 전략 부재 탓 보다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싸움과 일본 뿌리 논란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이러한 세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월드타워점 실패를 구실로 전쟁터의 장수를 희생양으로 삼는다면 비정함과 곱지 않은 국민들의 시선이 향후 롯데그룹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이홍균 대표가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회장의 측근 그룹이 사퇴 분위기로 경질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롯데그룹에는 조직 안정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것 만큼 "인사가 만사다"라는 것이 중요한 때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