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8년째 '황금세대' 배출 결실 … 브라질·기니 연파
21명 중 유소년클럽 소속 16명 대표팀 주축 자리매김
▲ 21일(한국시간) 칠레 라 세레나의 라 포르타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기니와 한국과의 경기에서 후반 오세훈이 극적으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과 기니를 연파하고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중심에는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유스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 선발된 21명의 대표 선수 중 현재 K리그 산하 유소년 클럽에 소속된 선수는 총 16명이다. <표 참조>


이 중 11명은 중학교 때부터 유소년 클럽에서 성장해 온 선수들이다.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육성된 선수들이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인천 대건고 창단 첫 우승 이끈 '측면 자원' 박명수와 김진야

박명수와 김진야는 올 시즌 전기리그 A조에서 인천 대건고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어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U-15 유소년 클럽 광성중 시절부터 함께 해 온 두 선수는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 없어선 안 되는 측면 자원이다.

세트 피스에서 날카로운 왼발 킥을 자랑하는 왼쪽 풀백 박명수는 투지 넘치는 수비와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돋보인다.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와 활동량을 자랑하는 오른쪽 미드필더 김진야는 지난 7월 '2015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 5개의 도움을 올리며 대회 최다 도움을 기록했다.

-'리틀 권창훈' 수원 삼성 유스 3인방, 박상혁, 유주안, 박대원

수원 삼성 U-18팀인 매탄고에서는 3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승선했다. 뛰어난 개인기와 순간 스피드를 자랑하는 박상혁은 소속팀에서 가운데 미드필더로 출전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왼쪽 측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리그에서는 지난 해 7경기에 출전해 3골을 성공시켰으며 올 시즌 전기리그에서는 8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유주안과 박대원은 수원 삼성 의 U-15 유소년 클럽 매탄중 부터 함께해 온 선수들이다. 브라질 전과 기니전에서 이승우와 투톱으로 출전했던 유주안은 올 시즌 전기리그에서 5골을 득점하며 팀 내 최다득점을 쏘아 올렸다. 박대원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풀백으로 활약했다.


-가장 많은 대표선수 배출한 현대고 브라질·기니전 결승골 합작

브라질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장재원과 도움을 준 이상헌은 물론 기니전 결승골을 뽑아낸 오세훈을 비롯해 주장 이상민까지 총 4명이 울산 현대고 소속이다.

공교롭게도 1, 2차전 결승골은 모두 현대고 소속 선수들의 몫이었다.

1학년 공격수인 오세훈과 2학년 듀오인 이상헌-장재원은 모두 현대중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고 있어 호흡이 남다르다. 여기에 주장 이상민은 부산 아이파크 U-15 유소년 클럽인 신라중을 거쳐 현대고 수비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울산 현대고는 올해 1월 '제48회 부산MBC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와 '2015 전반기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모두 정상에 올리며 명문으로 도약했다.
190㎝의 장신 공격수 오세훈은 왕중왕전에서 3골을 쏘아 올리며 우승에 이바지했고, 기니와의 2차전에 결승골을 터트리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포항 유스팀 최재영, 이승모, '리틀 기성용' 금호고 김정민

스틸러스 유소년 클럽인 포항제철고의 최재영과 이승모도 빼놓을 수 없다.

최재영은 아쉽게 브라질전에서 무릎 인대를 다쳐 빠졌지만, 그 뒤를 같은 학교 소속인 이승모가 기니전에 나서 무실점 방어에 힘을 보탰다.

이 밖에 '리틀 기성용'으로 불리는 대표팀의 막내 김정민(광주 금호고)도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이 길러낸 핵심 자원이다.

서울 오산고 소속의 이준서와 차오연, 광양제철중-광양제철고 출신의 전남 드래곤즈 유스 황태현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리며 주전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유스클럽·23세이하 출전 의무화 K리그 '영플레이어' 산실

올해 6월 현재 K리그 소속 22개 구단 산하의 유소년 클럽에서 체계적인 육성을 받는 선수는 총 2284명(U-18팀 755명·U-15팀 887명·U-12팀 642명)에 이른다.

2008년 시작된 유소년 클럽 시스템은 올해 8년 차를 맞아 뿌리를 내렸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탠 김승대, 손준호(이상 포항), 임창우, 김승규(이상 울산), 이종호, 김영욱(이상 전남), 문상윤(전북), 윤일록(서울) 등은 소속 팀의 유소년 클럽 출신이다.

더불어 슈틸리케호의 승승장구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권창훈(수원)과 황의조(성남)도 K리그 유소년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여기에 K리그는 2013년부터 클래식에 23세(챌린지 22세) 이하 의무출전 규정을 둬 유소년 선수의 양성에 힘을 보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도 '축구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기존의 상비군 육성 시스템을 개선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2014년부터 시작했다.

각 시·도 축구협회 및 지역지도자들과 협업해 해당 연령대 선수들을 발굴하고 통일된 철학과 지도법으로 축구를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