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려워 않는 늦깎이 정치인




▲ '늦깎이' 정치인 엄마의 마음으로


"엄마의 마음으로 다가가니 의도하지 않아도 보입니다. 어려움이 있는 곳에 지원 예산을 만들기가 실패의 연속이고 끈질겨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권력을 쫓지 않고 일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아이들과의 맹세로 부끄럽지 않은 엄마 정치인이 되고자 직진하려 합니다."

경기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이효경(52·새정치·성남1) 의원을 18일 성남 그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만났다.

경기도 중증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장의 생산품을 우선구매하는 조례, 도내 미혼모·부 학생들이 임신·출산·양육으로 겪는 학습부진을 지원하는 조례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여성 의원이다.

이 의원은 영세 미혼인들 재교육, 다문화 방과후 교실, 장애인 오케스트라, 아이들 먹거리를 위한 학교 협동조합 등 '지원 예산 주머니 만들기' 중심에 서 있다. 이 의원은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 아이들과 남편 공부 뒷바라지로 '아내로서 엄마로서' 생활했다.

10년 후, 학생운동 인연으로 만난 김근태 국회의원의 민주화운동 연구소를 시작으로 '늦깎이' 정치인이 된다.

이런 그를 옆에서 바라보는 남편, 경기도교육연구원 이한복 박사는 "정치인으로서 너무 솔직하고 직선적인 게 단점이자 장점"이라며 계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아내를 늘 걱정하고, 응원한다.

▲ 'LOOK'

▲ 17일 결식아동돕기위한 사랑의 친구들 바자회에서 이효경(왼쪽 두번째) 의원이 털수세미 판매 봉사를 하고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어려운 사람을 찾으라'는 의미로 큰 아들 이창재(23)군이 '8대 도의원'에 당선된 엄마를 위해 직접 만든 컵에 'LOOK'을 새겼다. 당시 이 군은 중학생이었다.

"엄마는 우리를 다 키우고 늦게 정치를 시작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목표가 뚜렷해 보인다"며 "우월주의나 권력적인 모습이 전혀 없는 엄마의 모습이 좋다"고 말한다.

막내 아들 이창우(17)군은 "매일 바쁜 부모님이 도민을 위한 일을 하는 것으로 안다(웃음)"며 "간장에 비벼먹는 밥이 가장 맛있다"고 반찬없는 밥상에 익숙해 했다.

이날 두 아들의 눈빛은 정직해 보여 '참 잘 컸다'란 첫 느낌이 들 정도다. 큰 아들은 '농사꾼'을 꿈꾼다.

▲사랑의 친구들 바자회

그는 지난 17일에는 봉사활동에도 다녀왔다고 한다.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유관순기념관 앞마당, 이희호 여사가 영부인이었을 때부터 시작된 '사랑의 친구들 바자회'에 털수세미를 양손에 든 이 의원은 15년째 봉사활동을 쉬지 않고 있다.

그와 성남 교복은행 자원봉사 엄마들이 결식아동들을 돕기위해 1년간 뜬 것이다. 졸업생 교복 물려주기를 활성화 시키는 사업인 교복은행 설립에도 이 의원의 노력이 배어있다. 설 전 바자회에서 이들은 이틀 내내 연신 떡볶이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이날 이 의원은 4개씩 묶어 '만원의 행복'이라며 외친다. 쉰 목소리에 눈가 웃음 주름이 아름답다.

재선인 그가 여전히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모습에서 권력보다는 일에 우선을 두겠다는 초심을 엿볼 수 있었다. 


/글 이경·사진 장태영기자 lee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