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타당성용역 담긴 내용 최종보고서에서 빠져 … 의도적 수정 의혹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이전을 위한 타당성 용역 최종보고서에서 '시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검토 결과를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립지공사의 적자를 숨기기 위해 사업성 분석을 의도적으로 수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시는 분석이 잘못됐다면 보완을 요구할 수 있으며, 지방공기업법상 설립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천일보 9월10일자 1면>

13일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실이 분석한 '용역 결과보고서 비교'에 따르면, 지난 2일 시 보고회에 제출된 1차 결과보고서에 담겨있던 '매립지공사가 시 재정에 미치는 영향' 분석 항목이 지난 10일 최종 용역본에서는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결과보고서 제목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 이관을 위한 설립타당성 용역'이다. 여기에는 시가 매립지공사를 이관 받으면 2020년까지 손해를 본다는 분석이 담겨있다.

이번 용역을 수행한 지방공기업평가원은 낙관적으로 계산할 때 2016년 흑자 75억원, 2017~2020년까지 매년 적자 83억~263억원을 기록한다고 분석했다. 반입수수료 50%를 가산금으로 받아 시 예산에 포함시켜도, 매립지공사 적자가 누적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이익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발간된 최종 용역 결과보고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모두 빠졌다. 대신 문장으로 '반입수수료 현실화가 필요함', '사후관리부담금이 반영되면 장기적으로 시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공사 적자 규모는 1차 결과보고서와 최종보고서가 다르게 계산됐다. 1차 결과의 적자 폭이 크게 계산되자, 최종보고서에서 이를 수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1차 결과보고서에서는 매립지 공사 손익을 순현재가치(NPV·Net Present Value)로 계산(낙관적)했을 때, 2016년 -601억원, 2017년 -698억원, 2018년 -744억원, 2019년 -723억원, 2020년 -704억원으로 분석했다.

반면 최종보고서에서는 2016년 303억원, 2017년 217억원, 2018년 147억원, 2019년 83억원, 2020년 30억원 흑자로 표시했다. 매년 수백억원짜리 적자가 며칠 만에 흑자로 둔갑한 셈이다.

박남춘 의원은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연구 용역 결과보고서가 2주 만에 결론이 바뀌었다면 누가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번 용역을 발주한 시와 연구를 진행한 지방공기업평가원을 상대로 국정감사에서 철저하게 따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시 관계자는 "용역 과정에서 보완 요구가 있었으며 수치는 당연히 바뀔 수 있다"며 "적자가 나도 지방공기업 설립 조건에는 지장이 없다. 적자 문제는 차후 매립지공사가 이전된 뒤 해결할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