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들어 죽은 소 불법도축"제하의 기사(인천일보 18일자)를 본 많은 시민들은 분노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세계 어느 문명국가에서 이런 일이 빈발한다는 말인지 어처구니가 없다. 대형참사 못지 않게 우리가 두려운 것은 첫째 병든 쇠고기를 자신도 모르게 사먹거나 가족의 식탁에 올려 놓았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많은 소가 폐기됐던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를 충격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둘째는 지난 99년 5월부터 올 10월까지 인천도축장에서 불법도축된 소가 자그만치 1천1백여마리에 이르고 있으며 인천도축장 등외판정률(저질고기)이 전국 평균(5.6%)보다 무려 8배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 얼마나 한심하고 참담한 노릇인가. 셋째 이번에 검찰에 적발된 인천도축장(삼성식품)은 3년 전에도 죽은 소를 도축하다 사법처리된 바 있는데 그 못된 짓을 고치지 못하고 오늘에 반복하고 있는 현실 또한 너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보도에 의하면 인천지검은 지난 17일 불법으로 죽은 소를 사들여 도축한 혐의로 김모씨 그리고 뇌물을 받고 이를 눈감아 준 공무원과 도축장 검사원 등을 구속기소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밖에 죽은 소를 전문적으로 시중에 유통시킨 중개인 안씨 등 7명도 함께 검거 추궁한 결과 육개장 곰탕 소머리국밥용으로 전국에 판매해 왔음을 실토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외국에서 농축산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불량식품에 둔감해져 있는 것 같다. 각종 보도기관에서의 불량식품 사건 보도는 거의 일회성으로 끝나고 시민들도 분개했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금방 잊어버린다. 하지만 불량식품을 유통시킨 행위는 인명을 해치는 무서운 범죄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생명의 안전을 제쳐 놓은 그 어떤 정치도 행정도 바라지 않는다.

 두말할 것도 없이 불량식품을 추방하는 일은 국가적 과제가 되어있다. 업자와 공무원이 한통속이 되는 제도상의 허점을 개선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여객선 해난사고 걱정된다

 인천~백령을 운항하는 쾌속선 데모크라시호 해상화재 침몰사고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해난사고 현장이 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해상에서 발생했기에 망정이지 사고가 구조하기에 어려운 먼 해상에서 발생했다면 이 여객선에 타고있던 60여명의 승객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데서 소름이 끼친다. 그야말로 여객선 안전운항에 대한 우려를 지적치 않을 수 없다.

 도서(島嶼)지방을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연안 여객선이다.그런데 최근 인천항을 기점으로 서해 도서를 운항하고 있는 여객선이 고속화 되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객선사들이 수지를 맞추기위해 안전문제는 뒤로 제쳐 놓고 속력이 빠른 여객선 증선에 경쟁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왔다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일부 선사들은 인화성이 강한 재질인 FRP로 만든 쾌속선을 투입해 화재사고에 무방비상태로 대형참사를 자초할 수 있었다는데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선박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일기불순이나 정원초과, 안전수칙 불이행 등으로 항상 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7일 옹진군 대청도 남동쪽 2마일 해상에서 화재로 침몰한 온바다소속 데모크라시 2호 (396t)의 경우 선체를 섬유강화프라스틱 제재로 만들어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삽시간에 선체로 번져 대형참사를 불러 일으켰을 수도 있었다는 것은 안전수칙에 대한 무감각이 빚은 인위적인 사고였다는데서 걱정하는 것이다. 이번 사고는 한마디로 해양 정책부재, 행정부재, 안전영점결과가 빚은 여객선 사고였기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해난사고는 발생했다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진다. 그런데도 화재사고에도 불구하고 데모크라시 2호 승객들이 모두 무사했던 것은 사고장소가 대청도 인근이고 해군 등 구조선이 즉각 출동, 구조작업에 나섰기 때문에 참사를 줄일 수 있었다. 공해상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대형사고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해양부는 여객선 안전 점검에 노력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설날을 앞두고 안전수칙이행과 정원초과 단속에 나서야 한다. 지난 93년에 발생한 서해훼리호 침몰사고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