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회장 회원국 발송 지지추천서 공개
FIFA 회장선거관리위에 정식조사 요청
▲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지지 부정 선거운동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본격적으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공격에 나섰다.

정 명예회장은 3일 신문로 축구협회에서 셰이크 살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회원국에 발송한 플라티니 지지 추천서를 공개했다.

기자회견에서 정 명예회장은 대통령 선거를 예로 들면서 "시장이나 도지사가 시·도의원들에게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추천서를 발송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살만 회장의 추천서 발송 탓에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추천서 강요행위의 최대 수혜자이자 당사자인 플라티니"라고 못을 박았다.

정 명예회장은 AFC 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을 지지하는 추천서를 발송한 것이 플라티니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는 "대륙연맹들이 광범위하게 서한을 돌렸는데 과연 플라티니가 몰랐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배후에 플라티니 회장이 있다고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정 명예회장은 "이런 행위는 '내가 제일 인기가 있는 사람인데', '인기 축구선수 출신인데' 같은 자만심과 오만한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축구선수 출신인 플라티니 회장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또 최근 플라티니 회장과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플라티니 회장이 지난 1998년 제프 블라터 회장의 FIFA 회장 당선을 도운 공로로 FIFA에 입성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플라티니 회장에게 "블라터가 부패했다면 당신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질책에 대해 플라티니 회장은 "부패에 대해선 몰랐다"고 답했다는 게 정 명예회장의 설명이다.

지금껏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을 최대한 삼갔던 정 명예회장이 '부정 선거운동의 당사자', '자만심' 등의 강한 표현을 써가면서 직격탄을 날린 것은 최근 선거구도가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플라티니 회장은 예전부터 유력후보로 꼽혔지만, 이 같은 부정 선거운동을 한시라도 빨리 차단하지 않는다면 플라티니 우세 구도가 정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도 FIFA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 조사를 요청하고,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