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명록(차수) 군총정치국장이 중국을 극비리에 방문중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져 그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차수의 역할이 주목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목적이 중국의 개혁·개방 체험과 함께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정책에 대한 중국과의 공조에 있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조 차수는 지난해 10월 미국을 방문해 "북·미 공동코뮈니케"를 이끌어 내면서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을 정확히 꿰뚫은 북한내 몇 안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군사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움직임을 비롯 부시 미 행정부의 동아시아 안보 정책에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입장을 공고히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지난 6일 평양방송을 통해 새해들어 처음 언급한 "북·미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 긴장상태 완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북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조 차수가 중국 정치권과 군부 고위관계자들과 사전에 접촉해 미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것이란 게 이들의 설명이다.

 조 차수는 특히 김 위원장의 핵심 군부 측근으로 누구보다 김 위원장의 의중을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막후 방중 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책임연구위원은 “조명록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방미, 민주당을 비롯한 미국의 정치권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하면서 미국의 대한반도 뿐 아니라 동아시아 정책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방중에서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