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용 검찰총장은 17일 안기부 예산의 신한국당 선거자금 전용수사와 관련, “검찰에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안기부 자금지원을 받은 의원들의 리스트가 없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이날 대검청사를 항의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른바 "안기부 리스트"와 관련해 “어디선가 리스트를 만들어 유포한 것 같으며, 누군가가 모자이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날 면담에 참석했던 한 의원이 전했다.

 박 총장은 이어 문제의 "리스트"가 기정사실화된 것과 관련해 “그 리스트가 맞는지 안맞는지 말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면서 “야당을 때려 잡으려고 수사하는 게 아니며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는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안기부 예산 불용액 지원" 등 일련의 보도에 대해서는 “과거 안기부에서 일하던 이들을 상대로 기자들이 취재해 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면담은 최병렬 부총재, 김기배 사무총장, 정창화 원내총무, 맹형규 기획위원장, 이인기 의원 등 의원 17명과 박 총장 및 김대웅 대검중수부장 등 총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1시부터 1시간여 진행됐다.

 앞서 한나라당 의원과 당직자 등 200여명은 관광버스를 나눠타고 대검청사 앞에 도착, 항의시위를 벌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