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제한 비회원 자격 출전...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
▲ 천재 10대 소녀 브룩 헨더슨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와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천재 10대 소녀 브룩 헨더슨(17·캐나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첫 우승을 차지, LPGA의 미래를 이끌 샛별로 떠올랐다.

만 18세 이전에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는 15세에 우승한 리디아 고(뉴질랜드), 16세에 우승한 렉시 톰프슨(미국)에 이어 헨더슨이 역대 세 번째다.

헨더슨은 17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647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대회 최저타 기록을 경신한 헨더슨은 공동 2위인 장하나(23·비씨카드), 폰아농 펫람(태국), 캔디 쿵(대만)을 8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는 2012년 신지애(27)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9타 차이로 우승한 이후 최다 타수 차 우승이다.

헨더슨이 1∼4라운드 동안 적어낸 보기는 단 3개에 불과하다. 1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는 버디만 각각 6개, 7개를 잡았고, 2라운드에서는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곁들였다.

이날 4라운드 13번홀(파3)에서 두 번째 보기가 나왔고, 이미 우승이 확정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세 번째 보기를 적어냈다.

헨더슨은 올 시즌 9개의 LPGA 대회에 출전해 세 차례 상위 5위 안에 들며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도 공동 5위를 올랐다.

지난 4월 열린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에서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4라운드에서 리디아 고, 모건 프레슬(미국)에게 밀려 아쉽게 3위로 대회를 마치기도 했다.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헨더슨은 15세인 2013년에 캐나다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US여자오픈 컷을 통과했다. 지난해 9월에는 여자아마추어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어린 나이에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쌓았다.

1997년 9월 10일생으로 다음 달 18번째 생일을 맞는 헨더슨은 이번 우승으로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LPGA 투어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로 17세 11개월 6일인 헨더슨은 그동안 만 18세 나이 제한에 걸려 LPGA 회원 자격을 얻지 못하고 비회원으로 대회에 출전해왔다.

이번 대회에는 월요일 예선을 통과해 출전했다. 월요예선 통과자가 대회 정상에 오른 사례는 2000년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서 우승한 로렐 킨(미국) 이후 헨더슨이 처음이다.

헨더슨은 아직 정식 캐디도 고용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헨더슨은 그동안 언니 브리트니 헨더슨(24)의 도움을 받아왔으나, 역시 골프 선수인 언니도 이번 주 대회 일정이 있어 친구 벙크 리에게 임시 캐디 역할을 부탁해야 했다.

헨더슨은 캐나다 여자골프의 역사에 새 바람도 일으켰다. 캐나다 선수의 LPGA 투어 우승은 2001년 로리 케인 이후 14년 만이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장하나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치고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순위를 전날 공동 5위에서 세 계단 끌어올렸지만, 데뷔 첫 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과 신인 김수빈(22)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내 나란히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초반 상위권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신지은(23·한화)은 공동 19위(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김효주(20·롯데)는 공동 35위에 머물렀다.

전년도 준우승자 김인경(27·한화)은 공동 39위(5언더파 283타),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는 공동 46위(4언더파 284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