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왜 하는가 ?

 이십여년 전 결혼날짜를 잡고보니 궁합이 궁금했다. 친정엄마와 함께 미아리에 있는 철학관을 찾은 적이 있다. 혹시라도 나쁘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면서도 생년월일을 말했더니, “결혼날짜 잡았어?”하는 반말에 주눅이 들어 모기만한 소리로, “네.” “날짜잡기 전에 오지 그랬어. 두사람 궁합이 안맞아. 원진살이 끼어 죽어도 못살아.” 당시는 원진살이라는 뭔지도 모르는 말에 심사가 불편했었다. 시댁도 필자도 기독교인인지라 궁합따윈 무시하고 혼인날을 잡았는데 막상 나쁘다고 하니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 후로 가끔씩 살다가 힘는 일이 생기면 “맞아, 궁합이 안맞아서 이런 일도 생긴거야!” 나름대로 이유를 달면서도 지금까지 이십여년을 별탈없이 사는 것을 보면 그 궁합도 믿을 게 못된다 싶었다. 한데 막상 필자가 역학에 입문하고 보니 우리 부부의 궁합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요즘은 상담실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혼을 하기 위해서나 이혼 후 재혼을 위한 문제로 상담을 의뢰한다. 그러면 필자는 이혼만은 말린다. 또한 재혼을 위한 것이라면 꼭 한마디 하는 게 있다. “당신이 오죽하면 자식낳고 사는 남편과 헤어졌겠는가. 그것도 운명이고 팔자니 어쩌랴. 하지만 재혼은 반대다. 자식 낳아준 남편과의 이별까지 자식 땜에 수없이 망설였을텐데. 그나마 재혼은 잡아주는 자식이란 끄나풀마저 없으니, 또한 내 자식 남 주고 남의 자식 키우는 것도 모순 아니냐? 당신이 남편복이 있다면 이혼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언젠가 방송에서 세쌍중에 한쌍이 이혼을 한다는 통계를 듣고 순간 머릿속에 그럼 그 아이들은? 그렇다. 이혼은 부부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나라 장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의 장래도 달려 있다. 그러면 이혼은 왜 하는가? 첫째, 운명적으로 부부궁이 나쁜 사람이 있다.

 둘째, 시기적으로 때가 아닐 때 만나면 그렇다.

 셋째, 속궁합(sex)이 맞지 않으면 서로 불만 때문에 외도로 인한 이혼이 가장 많다.

 넷째, 주위의 여건 즉 고부간의 갈등으로 둘의 사이가 좋아도 헤어진다.

 다섯째,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계속되는 경제난은 부부간의 애정도 어쩌지 못한다.

 여섯째, 성격차이나 심한 학력차이도 헤어지는데 한몫 한다.

 위와 같은 상황들도 따지고 보면 궁합에 문제가 있다. 부부가 서로 상생의 관계로 만나면 아무래도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국가의 장래가 달려있는 문제 아닌가?  ☎439-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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