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흥구 인천시의원
▲ 황흥구 인천시의원

인천이 일을 냈다. 큰일을 해 냈다. 국립으로 된 문화시설 하나 없는 인천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하게 되었다니 큰일을 해낸 것이 아닌가,

이번에도 정부는 지자체 공모를 통해 유치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전국 아홉 개 자치단체에서 신청하였다고 한다. 과연 유치에 성공하게 될지 기대 반 우려 반 기다리던 차에 유치에 성공하였다고 하니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기쁘기 그지없다.

이번 유치 성공은 이제야 인천이 제대로 평가받고 인정받은 결과로서 의미가 크다 하겠다. 그동안 인천은 이와 같은 공모유치에 두 번이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 10여 년 전에 있었던 '국립태권도박물관' 건립과 '국립해양박물관' 유치도 타 도시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여건과 시민적 열망까지 더해 온 정성과 갖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은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

공모로서는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 봐야 인천은 안 되는 곳이구나 하며 체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더욱 인천시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수도권의 관문이라고 하면서 수도권에 온갖 혐오시설과 위험시설은 인천에 다 쏟아 붓고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쓰레기매립장이 그렇고 화력발전소, LNG가스 저장탱크시설 등이 다 그런 것 아닌가?

그러고도 인천에 제대로 된 국립대학 하나 있나, 변변한 국립시설 하나 지어주지 않았었다. 그러던 차에 이제야 비로소 문화시설인 국립박물관이 처음 생겼으니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럽기 그지없다.

이번 유치성공을 계기로 '인천가치 재창조'를 시정목표로 정한 인천시가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를 바란다.

이번 세계문자박물관을 유치하는 데에는 한글점자를 최초로 창안한 고(故) '박두성' 선생의 영향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통해 비장애인의 눈을 뜨게 하였다면 인천출신인 '박 두성' 선생이야말로 시각장애인들의 눈을 뜨게 한 분이 아닌가? '박두성' 선생의 생애와 정신을 기리는 기념관은 물론 '점자도서관' 신축에도 박차를 기해 주기를 바란다.

또 하나는 강화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의 국방유적지를 비롯한 다양한 역사 문화유적을 소유하고 있지만 피난지에서 40여 년간 오랑캐와 맞서 고려를 구해 낸 왕도가 아니던가? 3년 후엔 고려왕조가 개국된 지 1100년이 된다.

이참에 강화의 고려 문화유적을 본격적으로 발굴 복원할 수 있는 기관인 '국립문화재연구소' 하나쯤은 설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에 38개나 되는 국립박물관과 신라, 백제, 가야권의 문화를 연구 발굴하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곳곳에 7개나 되지만 정작 고려문화권 연구가 절실한 강화에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가는 일이다.

인천이 세계인으로 부터 주목받기 위해 만든 영화가 있다. 1982년도에 상영된, 007시리즈 영화로 유명한 '테렌스 영'감독이 제작한 인천상륙작전을 다룬 '오! 인천'이라는 영화다. '칸 영화제'에 까지 출품했지만 최악의 영화상으로 일컬어지는 '골든 래즈베리'상을 받아 수모를 받은 바 있다.

이번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 성공이야말로 그동안의 홀대와 수모를 한꺼번에 날릴 수 있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세계문자박물관 유치를 계기로 새로운 문화관광수요가 창출되고 다양한 문화산업의 기반조성과 문화인문도시로서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황흥구 인천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