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향교, 보호구역 종교부지 임대 … 계양구 예산편성 무산·정비 못해
향교관계자 "허허벌판 쓰레기천국 부지해결 고육지책 … 구 계획 환영"

인천 계양구가 부평향교 주변에 고물상이 난립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

지구단위 계획구역상 향교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부지에 화재 우려가 높은 고물상이 수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구에 확인한 결과, 부평향교는 1990년 11월 9일에 지정된 시 유형문화재 12호로 총 면적 9596㎡ 중 1560㎡를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8036㎡중 약 6000㎡는 이곳을 관리하는 (재)인천광역시향교재단(이하 향교재단)에서 고물상 등 9곳과 주택 1곳에 임대를 주고 있다.

이를 통해 부평향교는 연간 8000만원 가량의 임대수입을 얻고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구는 계양구의 역사를 대표하는 부평항교 보호구역 부지에 고물상이 들어와 있는 것은 문화재 보존에 역행하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더구나 이 부지는 경인교대역구역 지구단위 계획구역으로 향교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종교부지라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부평향교는 목조건축물로 계양구를 대표하는 시 지정 유형문화재인데도 이를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부평향교재단이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고물상에 임대를 주고 있다"며 "화재가 발생한다면 약 16억~18억원의 금전적인 손해 및 역사적 손실을 입을 것이다"고 말했다.

구는 고물상에 임대하고 있는 부지를 정비하고자 지난 2013년도부터 인천시에 '부평향교 보호구역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비' 5000만원을 본예산에 편성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번번히 무산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한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부평향교 주변 정비는 시급하다고 생각하지만 구가 제시한 용역 계획은 두루뭉실해 예산편성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1차적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한 뒤 이를 구체화하는 용역비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광역시향교재단 관계자는 "고물상이 들어서기 전 이 구역은 허허벌판이었고 주민들은 쓰레기를 마구 버릴뿐만 아니라 판자촌을 만들어 살기도 했다"며 "이를 해결하고자 3년간 소송을 했고 쓰레기장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부지를 활용할 방안이 고물상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절대 돈을 벌 목적으로 고물상 임대를 한 것이 아니며 구의 정비 계획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wisdomjj022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