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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도 시드니, 나폴리, 리우데자네이루, 제노바 등 세계인들이 꼭 한 번은 가고픈 항만이 생길 것인가? 전통적으로 항만은 수출·입이 이뤄지는 최일선 경제현장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국항만하면 압도적인 크기의 대형 선박, 끊임없이 움직인 크레인과 대형 트레일러의 모습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의미에서 인천항에 건설중인 골든하버는 본격적인 해양관광시대를 열어 나갈 '미항'으로 꼽힌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골든하버 사업을 통해 이제 세계인들은 크루즈를 타고 인천항을 찾아 대한민국을 즐기게 될 것이다.


▲ 2017년에 들어설 '골든하버' 조감도. 골든하버는 크루즈항 포함, 신국제여객터미널 및 배후부지 개발사업으로 구성된다.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 2017년 완공을 목표로 골든하버 호안축조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2017년에 들어설 골든하버
인천항만공사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및 배후부지 개발사업인 '골든하버'의 개발계획을 변경, 확정했다.

공사는 이번 개발계획 변경에서 중심부에 있던 신국제여객터미널의 위치를 북쪽으로 약 500m 이동시켰으며 직선형이었던 내부 동선을 곡선형으로 바꿨다. 또한 제2외곽순환도로와의 접근성을 높였으며 항만시설부지와 복합지원부지(상업용지) 사이에 완충녹지를 설치키로 했다.

공사는 앞서 지난해 10월 항만법에 의한 항만배후단지 개발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로써 2010년 민간기업이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면서 표류할 뻔 했던 골든하버 개발사업은 첫 발을 내딛게 됐다. 2011년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해 공사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결정된 지 4년만이다.

공사는 상반기 중으로 실시계획을 승인받고, 하반기에는 국제여객터미널 및 상부 기반시설공사를 착공할 계획이다.

'석양이 보이는 바다 경관'에 착안해 이름 붙여진 '골든하버'는 크루즈 관광객을 비롯해 인천항을 찾아오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보고, 먹고, 즐길거리가 있는 쇼핑·레저·친수 공간을 갖춘 신개념 복합관광 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복합쇼핑몰, 복합리조트 등의 핵심 앵커시설을 포함해 호텔, 어반엔터테인먼트센터, 워터파크, 콘도, 리조텔, 마리나 등의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부지는 약 40만평으로 올해말부터 1단계 부지 제공이 시작돼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공사는 신 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되는 2018년에 맞춰 1단계 부지 내 시설들의 영업 개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골든하버는 2017년까지 15만t급 크루즈선 정박이 가능한 크루즈 전용선석 1선석과 국제여객선 7척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여객선부두, 통합국제여객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며, 이들 인프라와 배후부지를 합친 골든하버 개발을 통해 '인천항 해양관광객 300만 시대'를 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충현 항만개발사업팀 실장은 "2017년까지 통합국제여객터미널을 짓고 복합지원용지를 개발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전 세계인이 와보고 싶어 하는 동북아의 대표적 해양관광항만으로 인천항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해양관광에 관심 높아
인천항만공사는 골든하버 프로젝트의 투자 유치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다롄시 개발구를 직접 개발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투자개발사는 부동산 투자이민제와 관련한 리조트 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올 6월 인천항을 방문해 사업지 현장을 둘러보기도 한 이 회사는 중국내 기업과의 협력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션양에 본사를 둔 금융사의 경우 중국 내에 100곳이 넘는 지점망을 운영 중으로 뉴욕, 싱가포르, 타이페이에도 지점을 설립한 중국대륙 5대 은행 중 하나다. 이 회사는 골든하버 개발사업의 잠재적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광저우에 위치한 부동산개발 계획·설계·운영관리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국의 1급 건설산업관리회사 역시 골든하버 사업에 관심이 높다. 이 회사는 광저우·상하이·톈진·충칭·션양 등 50여개 주요 도시에서 호텔, 상업시설, 주택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참가한 2014 국제부동산박람회에서도 아시아 각국 주요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골든하버 개발사업 부지인 복합지원용지를 수변 야외공간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전체단지 통합개발을 통해 기존 도심 쇼핑몰과 차별화할 계획이며, 특화 앵커시설들을 배치, 파도·석양·항만이 어우러진 레저·휴양 리조트형 랜드마크로 조성되는 사업에 관심이 쏟아졌다.

도시형 엔터테인먼트센터, 호텔, 휴양형 리조트, 한류 야외공연장 등 터미널과 배후부지의 쇼핑·레저·숙박시설과 개항장·조계지·차이나타운 등 개항도시 인천항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자원을 연계해서 관광객을 모집한다는 계획에는 중국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였다.


▲크루즈 모항으로 자리매김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현재 내항과 연안부두에서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10개 항로에서 매년 여객 100만여명이 입항하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해 인천항으로 92회 입항했으며, 크루즈 관광객도 18만명에 달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2020년에는 160만명이, 2030년에는 220만명이 카페리를 이용해 인천항으로 입항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항의 크루즈 관광객 수도 2015년 15만9000명에서 2020년 30만명, 2030년에는 64만명 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항의 카페리, 크루즈 여객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크루즈 전용부두가 없어 화물을 처리하는 부두에 입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항이 크루즈 모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인프라가 바로 골든하버다.

지난 2012년 8월부터 시작된 이번 사업은 오는 2018년 개장을 목표로 15만t급 크루즈 선석 1개와 5만t급 카페리 1선석 1개, 3만t급 카페리 선석 6개 등 8개 선석이 건설 중이다.

인천항에 새 국제여객터미널과 복합지원용지가 개발되면 단순 기항지에 지나지 않았던 인천항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도 최근 크루즈 국적 선사의 유치를 골자로 한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인천을 비롯해 국내항만을 모항으로 하는 국적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크루즈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출입 허용도 추진하고 있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현재 개발 중인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인천항과 인천의 발전과 도약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환황해권에서의 물동량과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통해 인천 지역경제에 선순환 사이클을 가져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