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외부기관과 협의 부족

인천시가 일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내세운 '개혁인사'가 온갖 잡음을 만들고 있다.

절차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서부터 외부기관과의 협의 없는 인사 예고를 비롯해 몇몇 인물에 대한 적격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개혁'이라 부르기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소통' 없는 인사가 논란을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9일 내놨던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예고를 대폭 수정해 12일 다시 발표했다.

시는 변주영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기획조정본부장을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에서 시 본청 투자유치단장으로, 박병근 인천경제청 기획본부장을 투자유치단장에서 인천경제청 투자유치본부장으로 당초 발표를 정정했다.

이부현 남동구 부구청장은 퇴직 후 다른 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정이었지만, 이번 인사에서 시 본청 인사과로의 전입이 결정됐다. 타 기관으로 옮겨갈 예정이었으나 협의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광석 인천유나이티드 사장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로 파견될 예정이었으나, 유나이티드 사장 선임이 늦어짐에 따라 지금의 자리에 잔류했다. 박명성 재정관리담당관은 4급 서기관에서 3급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뒤 재정기획관으로의 발령이 예고됐으나, 일단 승진 없이 직무대리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예고가 수정되는 과정에서 시 내부에서는 수많은 비판이 흘러나왔다.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시가 승진 대상자를 미리 선정해 공개하다보니 인사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사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가 외부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시와 해당 기관간의 협의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시가 과거 부시장급 인사를 보내던 자리에 국장급 인사를 보내려던 정황도 확인되고 있다. 해당 기관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도 시의 핵심적인 현안을 해결해야 할 자리에 과오가 있던 인사를 보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승진 여부는 문제가 아니다. 과거 시정을 망쳐놓은 사람이 핵심 자리에 오른 게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민선 6기 2년차의 일하기 위한 인사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13일 과장급(4급 서기관) 인사예고에 나설 예정이다. 4급 이상 인사는 오는 15일 발령과 함께 마무리된다. 5급 이하 직원은 다음 달 인사가 예고돼 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