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방지 매뉴얼 만들겠다"… 신속한 보상·재발방지 약속

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난해 10월 발생했던 판교 환풍구 사고로 부상을 당한 부상자와 가족들을 집무실로 초청해 신속한 보상과 안전사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남 지사는 6일 오전 10시30분 도지사 집무실에서 부상자와 가족 등 5명을 만나 치료 진행상황과 후유증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번 만남은 지난 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판교 환풍구 사고 현장을 방문한 남 지사가 부상자 가족들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혀 성사됐다.

남 지사는 이날 먼저 사고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없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부상자와 가족 모두 심각한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퇴 원했다는 부상자 김모(42)씨는 "사고 당시 한 시간 넘게 지하에 있었는데 눈앞에서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부상자도 많은 처참한 광경을 다 봤다"며 "지금도 애가 죽는다거나 제가 추락하는 안 좋은 꿈을 계속 꾼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데만 가면 습관적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자살 충동 같은 것이 느껴진다"며 "저도 모르게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된다"고 일상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부상자 가족들도 부상 후 다시 회사로 돌아갔지만 불이익만 돌아왔다거나 간병 때문에 생업을 포기한 사연을 하소연하고, 심리치료를 비롯한 지속적인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특히, 공무원 1:1 밀착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들과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남 지사는 "부상자 가족들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진행해 앞으로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계 부서에 매뉴얼 작성을 지시했다.

또, 1:1 밀착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이 매일 바뀌어 불편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에 메르스 때도 격리되신 분들을 돌보는 공무원을 매일 바꾸다가 한 사람이 계속 전담하는 것으로 바꿨다"며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앞으로는 실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는 그동안 모두 6차례에 걸쳐 부상자 가족회의 개최, 일부 치료비 선지급, 손해사정 용역 실시 등 부상자와 부상자 가족에 대한 지원을 해왔다.

도는 올해 말까지 손해사정을 확정하고 12월중으로 최종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