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성적평정 등 갖가지 추측

지난 2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내부망을 통해 '공직혁신'을 주문한 이후 인천시 공직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유 시장이 직접 조직 침체, 인사 불이익 등을 언급한 점을 두고 오만가지 추측과 관측이 오가고 있다. <인천일보 7월3일자 1면>

5일 확인 결과 유 시장이 내부망을 통해 '나비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딱 한 번 입니다'라는 글을 올린 후, 공직자들이 사용하는 내부망 익명게시판(대화방)에는 인사에 대해 언급한 글이 10여건 이상 올라왔다. 주로 근무성적평정(5급 이하 공직자 평가제도·근평)의 핵심을 연공서열에 둘 것인지, 아니면 성과와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논쟁을 벌이는 내용이다.

유 시장은 글을 통해 "무조건적인 연공서열보다 성과와 능력을 중심으로 적재적소에 알맞은 직원을 배치하겠다"라며 "일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직원은 인사 불이익 조치를 통해 개선할 계기를 마련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취임 1년이 지났지만 성과를 내는 속도가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유 시장은 간부회의나 월례회의 등을 통해 공직사회의 혁신과 성과를 수차례 강조해 왔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수도권매립지 정책 합의 등 일부를 빼면 대부분의 현안이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규모 '물갈이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4급 이상 간부급 공직자를 대폭 교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몇몇 핵심 직책은 개방형 직위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개방형 자리에는 시 공무원뿐만 아니라 외부 인물도 채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직사회의 활력이 떨어진 이유를 '나이'에서 찾는 관점도 있다. 시 공무원 가운데 상당수가 베이비부머라 퇴직을 앞에 두다보니 일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40대 부이사관이 시정의 핵심인 국장 자리에 앉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간부가 향후 5년 이내에 공로연수나 퇴직을 앞두고 있다.

시 관계자는 "몇몇 간부가 퇴직과 막바지 승진만을 생각하며 복지부동하고 있다"라며 "그런 사람들의 목표는 정년까지 쉽게 쉽게 가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반면 큰 폭의 인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간부급 인사들이 곧 퇴직인데다 공로연수나 교육 등 이런저런 일이 겹쳐 쓸 사람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아마 유 시장이 답답해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