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시정 성과 '급박함' 표현...대규모 인사·기관 통폐합 결단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선 6기 2년차 키워드를 '혁신'으로 세웠다. 인천시가 품고 있는 만성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메시지'를 공직 사회에 던졌다. 각종 논란으로 흐트러진 민심을 잡아 격랑 속 인천호를 안정화 선반 위로 올리겠다는 유 시장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정복 시장은 2일 1만2000여 공직사회에 '내일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는 내용의 글을 전달했다.

'나비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딱 한 번 입니다'란 제목의 이 글은 "민선6기 2년차 시정을 잘 해나가자"는 취지로 작성됐지만, 제목에서 읽히듯 집권 2년차를 맞은 지금이 시정 성과를 낼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란 급박함이 묻어 있다.

유 시장은 지난해 7월1일 취임과 함께 수도권매립지 해결이란 거대한 산을 만났다. 1년여의 시간을 수도권매립지 현안을 풀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최근 선제적 조치에 대한 문제가 풀렸다. 하지만 매립 연장 논란이 불거지며 시정 운영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유 시장은 '정책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밤낮을 고민하며 노력했다"며 "매립지 연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불가피한 현실로 실익을 챙기기 위해 연장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인천관광공사 설립에 대해서도 적잖은 마찰을 빚고 있다. 상당한 험로가 남아 있지만 7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유 시장은 지난 1년 '인천을 파악했다'. 정확히는 인천시가 품고 있는 병폐 분석 후 해결 방안 찾기에 공을 들였다.

유 시장은 "민선 6기 인천시는 또 다른 내일을 위해 변화와 혁신으로 다시 출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해법으로 '인사 문제'를 거론했다. 유 시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인사를 통한 조직 혁신'을 해법으로 삼았다.

특히 유 시장이 염두에 두는 부분이 시 산하 공공기관 혁신이다. '방만한 인력운영', '입찰비리', '특혜 의혹' 등을 직접 언급하며 "인천시는 목이 타는데, 산하기관은 수적(水積)에 걸려 있다"며 비판했다. '기관 통·폐합', '인력 구조조정', '성과 평가 강화' 등을 방안으로 언급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20곳의 공기업·출자출연 기관에 대해 관광분야(도시공사 관광사업본부, 국제교류재단, 의료관광재단), 경제분야(경제통상진흥원, 정보산업진흥원, 인천테크노파크, 신용보증재단), 연구분야(인천발전연구원, 인천문화재단,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업무 중복을 지적했고, "올해 안에 통·폐합하겠다"는 입장을 시가 이미 세운 상태다.

유 시장 본인이 직접 공직사회와 소통에 나서며 띄운 '공지사항' 속에 시정 운영 철학을 나타낸 만큼 이에 대한 집권 2년차 유 시장의 구조개혁 속도가 예상 외로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오는 15일 전후로 계획된 시 인사의 폭과 내용이 기존에 비해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