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준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오늘 아침 출근길에 승용차 한 대가 차간 거리도 좁은데 무조건 끼어들기 하는 걸 봤다. 아니나 다를까 경적을 울리며 쫓아가서 다시 끼어들기하고 급정거하면서 보복운전하는 장면을 봤다. 사고 날 것 같아서 심장이 떨리고 무서웠다.

최근 화를 참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층간 소음 때문에 다투다가 살인을 저지르고, 주차하는데 방해 된다고 차에 불을 지르고, 예전 같으면 견뎠을 만한 일도 참지 못하고 욱하는 성격 때문에 일어나는 우발적 범죄 뉴스가 자주 나온다.

사람들이 욱하는 성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이건 분노조절장애 'Anger disoder' 라고 불리는 장애의 일종이다. 스스로 화를 조절하지 못하고 표출시키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요즈음 너무 많아졌다. 이유가 무엇일까?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성장 과정에서 분노나 감정을 조절하는 사회화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고. 최근 우리 사회에 스트레스가 대단히 많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원인을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욱하는 성질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분노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뇌에 악영향을 끼친다. 분노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 부위는 전두엽이다. 이성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곳인데 분노가 일상화되면 조절 기능이 약화돼 충동조절을 못하게 된다. 억제 능력이 떨어져 별것 아닌 일에도 화를 내게 된다. 화를 많이 내면 기억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부위의 뇌세포가 깨지고 뇌가 쪼그라드는 결과로까지 이어 진다.

서울백병원 우종민 의사는 그의 저서 <스트레스 힐링>에서 "화가 날 때는 순간적으로 욱하면서 분노호르몬이 급상승하고 이 호르몬은 15초면 정점을 찍고 분해되기 시작한다" 라고 말했다.

분노호르몬은 15초면 사라진다고 하는데 이를 견디지 못해 뇌를 다치게 하고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긴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한숨 들이쉬고 15초만 세어보자. 우리들 가슴에 15초짜리 시계를 하나씩 간직해보자. /안상준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