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면세점 직원 스트레스 호소

"인천공항에서 근무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지만 정작 집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살아요. 혹시 부모님들께서 메르스에 감염될 수 있어 집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겁니다"

"공항에서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가족들이 메르스에 감염을 우려해 접촉을 꺼리거나 외면할 때마다 불편한 심정을 숨기기 어려워요"

메르스(MERS) 확산 추세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에 시달리는 인천공항의 항공사 및 면세점 직원들의 고민과 하소연이다.

10일 현재 인천공항의 항공사 및 면세점 직원들은 대고객서비스 접점에서 근무하는 여건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탓에 메르스 전염에 노출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상주직원들은 방역의 최전선인 인천공항에 근무하면서 메르스 전염의 공포에 떨어야 하고, 가정에서는 가족들이 감염을 우려해 접촉을 꺼리고 외면하는 불편을 겪는 상태다.

일부 직원들의 경우 메르스 전염을 우려해 스스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도 있다. 감염 위험에 노출돼 나타난 현상이지만 메르스가 가족 구성원의 생활을 격리시키는 신풍속도다.

메르스는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의 세태도 바꿔 놓고 있다. 세관, 출입국관리, 보안검색 등 상주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여행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웃음은 긴장감으로 바뀌었고, 입국장에서는 반갑게 포옹하고 환영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항공사의 관계자는 "항공사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승객들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면서 "방역의 국경인 인천공항에서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고, 병원 내 감염만 확인된 만큼 향후 메르스 추이에 마스크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인천공항 상주직원 전체에 대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도록 지침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메르스 예방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동지역 출·도착 항공편은 필수적으로 별도의 주기장 사용을 지정하고, 여객터미널과 시설물에 대한 소독을 강화했다. 마스크와 장갑, 손 세정제를 대폭 늘려서 지급하고 있다.

인천공항검역소는 항공기와 연결된 탑승교에 검역장비와 검역관을 배치하는 비상 운영에 돌입한 상태다. 검역관이 발열감지 카메라와 체온 측정 등 이중 검사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