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명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오늘도 인터넷을 켜면 어김없이 '컴퓨터 미녀, 방부제 미모'라는 제목의 외모 관련 기사가 도배를 하고 TV를 보면 비슷하게 생긴 아이돌그룹들이 화려한 춤을 추며 노래를 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서울은 세계 성형의 수도'라며 우리나라의 성형수술에 대한 행태를 꼬집었다.

심지어 다른 외국매체에서는 '한국의 성형수술은 기형적인 인간이 등장하는 서커스 쇼'와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성형수술에 중독된 우리의 민낯을 보인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미인의 조건으로 삼백(三白), 삼흑(三黑), 삼홍(三紅)을 꼽았다. 삼백은 피부·치아·손이 희고, 삼흑은 눈동자·눈썹·머리카락이 검고, 삼홍은 볼·입술·손톱이 붉은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선조들은 단순히 보이는 것만이 아닌 '건강'한 것을 최고의 미(美)로 여겼다.

물론 시대와 나라에 따라 미인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마련이지만 성형수술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사회적인 동의가 있는 나라는 분명 병든 사회이다. '다섯 명 중에 한 명이 성형수술을 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지 반성해 봐야 한다.

선천적인 마르팡증후군이라는 희귀병 때문에 얼굴과 몸에 앙상한 뼈만 남아 세계에서 가장 못 생긴 여성으로 전 세계 네티즌의 조롱거리가 되었던 미국의 20대 여성인 벨라스케스는 강연회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외모가 나의 정체성을 규정하지 않는다. 목표와 성공, 성취가 스스로를 규정한다"라고 말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외모가 아닌 소중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건강하고 개성 있는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상명 농협구미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