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보수가체계 강력 추궁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이종걸 의원(안양 만안)이 23일 실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고질적인 병·의원들의 병폐를 낱낱히 들춰내 잇따른 파업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의료계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감을 통해 급격한 수가인상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이대며 『병·의원을 살찌우는 수가인상이 보험재정을 축내고 국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토코페롤(비타민제)의 경우 약국에서 4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300캅셀짜리를 의원과 약국을 거치면 7만8천6백40원으로 값이 뛰어올라 보험재정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

 『병원에서는 하루에 한알씩 1년을 먹으라고 처방한 뒤 2만5천3백30원을 청구하고 의원에서 발급한 처방전을 약국에 내면 5만3천3백10원의 보험료를 또다시 청구해 결과적으로 3만8천6백40원이 보험재정에서 더 빠져 나가게 된다』며 인상된 수가체계의 허점을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그는 또 의약분업 이후에도 계속되는 의사들의 「과잉처방」에 대해서도 병원에서 발급한 처방전을 제시하며 『4살난 아이가 병원에 한번 올때마다 평균 14종의 약을 받아가게 하며 한달에 모두 23종의 약을 처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7개월짜리 여아에게 변비약제 31일치와 투여기간 7일을 넘지 말아야 할 타라신정 17일치를 한꺼번에 원외 처방하는 등 용법과 용량 범위를 초과해 발급한 처방전도 근거자료로 제시됐다.

 이 의원은 『의약분업 이전에 자행된 의사들의 과잉처방이 보험약값을 더 타내기 위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약분업 이후에도 이런 과잉처방과 착오처방이 여전히 계속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캐묻고 이같은 비윤리적인 행위는 즉각 중지되야 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정찬흥기자〉 chj ung@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