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교수
▲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교수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1886년 미국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에서는 '하루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한 노동자들이 총파업이 있었다. 당시 열린 집회에서 34만명의 근로자가 파업에 참가했으며 6명이 죽고 노동운동가 8명이 체포되어 5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5월 1일은 노동자의 피로 쓴 역사인 것이다.

이후 노동절은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각국 노동자들이 연대행사 등을 벌이는 날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절은 날짜는 물론 그 이름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했다. 모진 시간을 보내고 노동절은 1994년이 되어서야 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5월 1일은 노동절이 아니라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은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일, 근로는 부지런히 일함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왜 우리는 노동자의 날이 아니라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를까? 언어에는 묘한 힘이 있다. 아무리 비슷한 뜻이라고 하지만 명확하지 않으면 본질적 의미를 희석시킨다.

근로(勤勞) 라는 말에는 열심히 일하나 대가가 없는, 참으로 미묘한 느낌이 있다. 열심히 일하나 아무런 대가가 없다는 것은 경제적 강자가 노동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닐까?

진정 노동자들의 노동이 제대로 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 하루빨리 진정한 노동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이 오길 바란다.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