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 소장

금년도 봄은 가뭄이 극심했다. 수 십 년만의 가뭄으로 저수지와 댐들이 말라가고, 소양호가 바닥을 보였다고한다. 그런데 얼마 전 수천억 값어치의 봄비, 단비, 꿀비가 내렸다. 인간뿐만이 아니라 우주만물은 물 없이는 생명을 이어갈 수 가 없다. 비가 오면 빗물은 흘러가거나 땅속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옛날부터 '치산치수'라고 하여 물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물을 관리하기 위하여 옛날에는 저수지를 만들고, 요즘에는 댐을 건설한다. 그런데 시골에는 웅덩이가 있고, 옹달샘이 있다. 대부분의 시골사람들은 웅덩이와 옹달샘의 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지었고, 그래서 옹달샘이 있는 논을 좋은 논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웅덩이와 옹달샘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농사도 수리시설이 되어 있거나, 지하수를 끌어 올려 짓고 있다. 웅덩이는 가운데가 움푹 패어 물이 괴어있는 곳이고, 옹달샘은 작고 오목한 샘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웅덩이하면 어렸을 때에 멱을 감거나 고기를 잡던 기억이 있고, 옹달샘하면 깊은 산속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달밤에 노루가 숨바꼭질 하다가 목마르면 달려와 얼른 먹고 가지요. 하는 동요가 생각난다. 그렇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고, 만물의 근원이며, 뿌리이다. 그래서 노자는 도덕경에서 최고의 선은 물이라고 하여 '상선약수'라고 하였다. 우리는 물의성질, 특성에서 배울 것이 많다.

요즘과 같이 자기주장만 내세우거나, 내 욕심만 채우는 시대에는 더욱 그러한 것 같다. 물은 자신을 낮추어 다투지 않고, 아래로 아래로만 흘러간다. 바위를 만나면 비켜가고, 산을 만나면 돌아가며, 웅덩이를 만나면 남김없이 채우고 가고, 절벽을 만나면 용감하게 뛰어내린다. 남을 더럽히지 않고, 깨끗하게 씻어주며, 어떠한 그릇에도 자신을 버리고 맞추어준다. 한없이 부드럽고, 아름답지만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부드럽고 약한 것 같지만 불보다 무서운 것이 물이고, 낙수가 바위를 뚫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약한 것이 억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이다. 웅덩이나 옹달샘이나 물이 모여 있는 곳은 마찬가지이나 많은 차이가 있다.

웅덩이는 스스로 물이 솟아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물을 모으기만 하고, 흘려보내지 못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말라버리거나 썩는다. 물이 썩으면 냄새가나고, 각종 해충이 생겨난다. 그러나 옹달샘은 계속해서 새로운 물이 솟아나고 물을 담아두지 않고 흘려보낸다. 그래서 썩지 않고,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많은 동식물들의 생명의 원천이 된다. 옹달샘은 사랑이고, 희망이다. 아낌없이 주었기 때문에 다시 샘솟을 수 있고, 아무리 퍼 써도 마르지 않고, 푸면 풀수록 깨끗한 물이 나온다. 그래서 옹달샘의 물을 마시는 자는 살고, 웅덩이의 썩은 물을 먹는 자는 병들고 죽는다.

우리 인생도 웅덩이와 옹달샘으로 비교 할 수 있다. 웅덩이와 같이 욕심으로 가득차서 모으기만 하고 나눌 줄 몰라서 썩어 가는지? 아니면 옹달샘과 같이 흘려보내고 나누며 함께 사는 지혜의 삶을 사는지 생각해 보아야한다. 어느 누군가가 '돈은 똥이다.' 라고 하였다. 돈도 물과 같아서 모으기만 하면 썩고, 냄새가 나지만 뿌리면 거름이 되고, 생명이 되고, 모두가 함께 행복해진다. 우리 학생들, 청소년들에게도 옹달샘과 같이 사랑과 지혜와 나눔의 샘이 쉼 없이 솟아나게 하고,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어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된다는 진리를 배우게 하는 인성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