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캡틴 日 우라와 원정 "팀 승리의 우선조건 조직력"
▲ 지난 8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4차전 수원 삼성과 호주 브리즈번 로어의 경기에서 후반 2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프리킥으로 팀 세번째 골을 완성한 수원 염기훈(왼쪽)이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32)이 '리더십 업그레이드'를 선언했다. 솔선수범하며 후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유지하되,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질책을 곁들여 분위기 반전을 이끈다는 의미다. FC 서울과의 올 시즌 첫 K리그 슈퍼매치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임상실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염기훈은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맞대결을 앞두고 19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올 시즌엔 필요할 경우 후배들에게 화도 낸다"면서 "팀이 잘 되려면 여러가지 방법을 써야 한다. 그게 리더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수원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5대 1 대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냈다. 이상호와 정대세가 2골씩 터뜨리며 맹활약했고, 염기훈도 한 골을 보탰다. 1골 2도움으로 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염기훈은 8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을 이어가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팬들 사이에서 '미친 왼발'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염기훈은 리더로서 이전에 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기본 전략은 기존과 동일하다. 어린 선수들, 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적은 선수들 위주로 챙겨서 팀 분위기를 하나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올 시즌엔 '진심을 담은 질책'을 추가했다. 염기훈은 "지난달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포항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 2연패한 뒤 후배들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도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할 말은 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 염기훈은 자신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올 시즌 들어 매일 오전 한 시간씩 개인 훈련을 실시 중이다. 물오른 프리킥 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염기훈은 "수원과의 재계약이 늦어져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선수들끼리 잘 맞춰놓은 호흡이 나 때문에 무너지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개인운동을 했다"면서 "생각보다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와 기대는 했지만, 8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줄은 몰랐다"며 미소지었다.

"워낙 자신감이 있다보니, 요즘엔 경기 중에 페널티박스 근처의 프리킥 찬스가 은근히 기다려진다"는 염기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80kg이던 몸무게를 3kg가량 줄였다. 프로에 처음 입문했을 때의 체중(77kg)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라와전(21일)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염기훈의 시선은 일찌감치 다음달 4일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을 향해 있다. "전북도 페이스가 좋지만, 수원도 최근에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한 그는 "전북은 선수 구성이 훌륭하지만 조직력은 수원이 앞선다. 충분히 우승을 바라볼 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이타마(일본)=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