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 살인 3개월전 7세여아 흉기 살해
警 사건 연관성 무게 … 윤곽도 못잡아
목격자·증거 없어 한달 뒤 시효 만료
동일범의 소행일까. 아니면 또 다른 살인사건일까.

A양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전 같은 동네에서 7살 어린 여자아이가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13일 인천경찰청과 인천 계양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A양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석달 전인 2000년 5월쯤 계양구 작전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 화단에서 B(당시 7세)양이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시간은 오후 5시였다.

B양 역시 흉기에 한 차례 옆구리를 찔려 피를 흘린 상태였다. 당시 B양 어머니가 이를 발견해 아이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건 당일 B양은 어머니와 화단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러다 어머니가 5층 집에 잠시 올라갔다 내려온 사이 변을 당했다.

불과 10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다. 이 때에도 아파트엔 폐쇄회로(CC)TV가 한대도 없었다.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더욱이 이 날은 야속하게도 비가 내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증거물을 찾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범인의 수법은 A양 사건과 비슷했다. 흉기로 단 한번 공격했고, 금품 갈취나 납치·유괴, 성폭행 시도도 없었다. A양 살인사건이 터진 아파트와는 불과 1㎞ 정도 떨어진 거리였다.

경찰은 애초 어머니를 유력한 용의자로 봤으나, 수사 결과 범행 동기 등 혐의가 전혀 없었다. 지난 2008년 재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의 윤곽도 잡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기와 장소, 수법이 비슷해 A양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했었다"며 "그렇지만 목격자, 현장 증거가 거의 없어 사건 해결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은 한달 뒤 공소시효가 끝난다.

/황신섭·정회진 기자 hs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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