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영농 철에 접어 들었다. 요란한 경운기 소리만큼이나 바쁜 농촌 일손을 구하려는 애절함도 들려 온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농업인 10명중 8명은 영농에 고용 노동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당도 녹록하지 않다. 지역별 품목별 차이는 있지만 여자는 6만원, 남자는 10만원선이 훌쩍 넘어간다. 일일히 태우고 와서 끝나면 태워다 주고 커피 한잔 없으면 농장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새참도 빵, 우유, 국수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이러한 일손 부족 현상은 농가인구감소와 노령화에 기인된다. 농가인구는 300만명 선이 무너졌으며 65세 이상 비중이 37.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정부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농촌일손을 해결하기 위해 농기계의 보급에 주력해 왔다.
농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2013년 경운기는 64만대,이앙기는 23만6000대, 트랙트는 27만 8000대, 콤바인은 7만 9000대로 벼농사는 기계화율이 98% 이상이나, 밭 작물은 기계화의 한계가 있어 56% 남짓이다. 기계화가 된 것도 경운ㆍ정지가 99.4%, 방제 96.3%,비닐피복 64.1%로 높은 반면 파종ㆍ이식 3.9%, 수확 14.6%로 농가가 가장 필요로 하는 밭농사 전문 농기계 개발이 절실하다.

정부,관련단체에서는 농기계화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비싼 농기계를 대신 구입하여 농가에게 값싸게 대여하는 농기계은행사업을 펼쳐 영세·고령농에게 환영을 받기도 하였지만 농기계를 조작할 수 있는 운전자가 부족해 농사인력을 확보 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작업이 집중되는 영농철에는 젊고 유능한 인력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농촌인력은행, 외국인근로자, 사회봉사자,병력복무제도 등 다양하게 인력 확보 종합방안을 강구해 일손부족을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체의 사회공헌 재능기부나 사회적기업에 인력중개사업 운영도 도움은 되리라 본다.
또한 농번기에는 공공근로를 제한하거나 농작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독거노인, 다문화, 장애우 등 취약 농가는 영농ㆍ가사도우미를 지원하여 농사에 전담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일손을 들어 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 국민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농촌 일손돕기에 재능을 기부하여 진정한 농심을 나누어 보자.

/이국희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