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하고 행복해지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다. 물론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 그러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삶에서 기쁨과 만족을 느껴 흐뭇하거나,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상태라고 풀이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은 고통을 싫어하고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고통과 고민과 실패와 실수가 없는 행복이란 있을 수가 없다. 시련과 고통이 있어야 탄생과 성장과 행복이 있다.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남모르는 고민과 고통 그리고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일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고통과 고민과 실패와 실수가 미래의 행복을 약속하고, 저축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그림자가 없는 빛은 없다. 오늘의 시련과 아픔이 내일의 행복이고, 오늘의 슬픔과 그림자는 내일의 기쁨과 빛이다. 그래서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 빛과 그림자, 고통과 행복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우리들의 기성세대, 부모들은 이러한 생각과 신념으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믿고 있다.

그런데 요즘 세대들 중에는 내일을 위한 고통의 감내보다는 오늘의 행복이 내일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내일보다는 오늘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달관족 세대가 등장하였다. 먼 훗날의 행복보다는 지금의 행복이 더 중요한 세대, 미래를 위하여 힘들게 저축하기보다는 현재를 즐기는 삶,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며 오늘의 고통을 거부하고 덜 벌고, 덜 일하고, 덜 써도 행복하다는 세대, 포기하면 편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 도전의식과 열정을 포기하고 지금의 생활에 안주하는 안분지족의 세대들을 달관족이라고 한다. 일본의 사토리 세대를 우리나라에서는 달관족이라고 하는데, 달관세대란 사소한 사물이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을 벗어난 활달한 인생관을 가진 세대로, 다른 말로 득도, 초월, 포기, 분노, 욕망이 없는 세대들이다. 그러나 진정한 달관, 득도는 삶에서 온갖 고통과 풍파를 겪거나, 깊은 육체적, 정신적 수양 끝에 얻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달관족의 등장은 우리사회가 만들지 않았나 생각된다.
취직하기도 어렵고, 종신직장이 없으며,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힘들게 살아도 결국은 완생이 아니라 미생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젊은 세대들이 탄생한 것은 장기불황, 저성장시대가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과 희생,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고통스럽게 살기보다는 적은 수입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여가생활을 즐기면서 그 속에서 만족을 추구하는 세대들을 기성세대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 의식은 개인의 발전이나 나라의 경제성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된다.

얼마 전 국민의 열광 속에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의 열기가 뜨거웠다. 자신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가족과 가정, 자식들을 지키는 아버지, 어머니, 부모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국제시장은 60~70년대 서독광부와 간호사들 그리고 월남전에서 죽을 고비를 무수히 넘기면서도 다음세대에게는 불행과 고통을 주지 않고, 희망과 행복을 주기위하여 오늘의 고통을 이겨낸 우리부모님들의 희생의 미학을 오늘의 달관세대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엄청난 고통을 자식들이 받지 않고 내가 받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주인공, 즉, 우리부모님들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줄 수 있을까? 필자도 주인공이 마지막장면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아버지 저 이만하면 잘살았지요? 그런데 저 진짜 힘들었습니다" 라고 하면서 우는 장면을 보고 많은 눈물은 흘렸고, 그 시대를 함께한 사람으로 옛날 생각을 하면서 그래 그때 그러한 고생과 고통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그곳에서 우리들의 자식들이 이만큼 잘살고 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다. 그런데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세대 차이를 느낀다.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도 눈물이 났다고 해서 나와 같은 생각으로 울었나 생각했는데 다른 느낌과 생각으로 눈물이 났다고 한다. 물론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점은 개인의 꿈을 이루는 것이 모든 사람들, 가족들의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정을 위해서 혼자만 희생하지 말고 가족모두가 함께해야하며, 기성세대들의 그러한 희생을 젊은 세대에게 강요하거나 유산으로 물려주지 말아야한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절대적으로 그렇게 살지 말아야 하겠다는 다짐의 눈물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이해가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부모세대 기성세대들의 희생과 자식들에게 고통과 희생이 아니라 좋은 것, 행복한 것을 물려주려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고, 그들도 부모나이가 되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는 것은 기성세대나 달관세대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나와 내 가정 그리고 국가와 민족의 행복은 어떻게 해야 만들어지고 그것을 위하여 나의 역할이 무엇이고,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는 물론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함께 더 많은 노력과 협력이 있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