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윤 인천시 투자유치단장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지역경제 성장패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은 16개 시·도 중 연평균 소득과 인구 증가율이 모두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경제 활력이 높은 '성장지역'으로 꼽혔다. 또한 국내 언론매체의 91개 시·도 단체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인천은 국내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는 인천의 현재 모습이 객관적인 분석 자료에 의해서, 그리고 주관적인 이미지에 의해서 판단해 볼 때도 매우 역동적이고 발전 잠재력이 충만한 지역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해보면 여러 가지 요인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인천의 지정학적인 위치와 지리적 특수성, 그리고 이와 연관되어 형성된 인천사람들만의 독특한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정신은 바로 진취성과 포용성이라고 본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계획적인 매립사업이 아니라도 인천항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로에 퇴적되는 토사 준설을 끊임없이 해야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준설토를 처리하기 위한 새로운 땅이 계속 생겨나는 특이한 지역이기도 하다. 인천항이 생기기 이전에도 인천은 끊임없이 삶의 영역을 갯골과 갯벌을 메워가며 넓혀 왔는데, 과거의 인천지도와 현재의 그것을 비교해보면 인천의 면적이 얼마나 늘어났는가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인천은 이러한 점에서 대한민국의 국토를 넓혀온 유일한 도시일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지리적 조건이 인천사람들로 하여금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하도록 만든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개척하며 삶의 조건들을 주도적으로 개선해 오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해 온 사람들이 인천사람들이다. 지금은 아파트와 공원지역으로 변해 상상하기 쉽지 않지만, 백제가 웅진으로 천도하기까지 중국으로 왕래하기 위해 배를 띄웠다는 능허대가 옥련동에 자리하고 있듯이 인천사람들은 고대로부터 해양으로, 새로운 세계로 진출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인천은 지정학적으로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만나는 중심에 위치하여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는 황해지역과 충청, 호남지역의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찾아 인천으로 많이 이주해 왔던 도시였다고 한다. 지금은 인천에서 태어난 세대들이 많아지고, 신도시 개발과 기업 이전에 따라 수도권 지역에서 전입한 주민들이 늘어나 내가 어느 지역 출신인지 크게 의미가 없겠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 지역 출신 주민들이 거의 정확히 30%씩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리곤 하였다. 근대문물이 인천을 통해서 퍼져나가고, 각 지역에서 이주한 다양한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인천은 기득권 세력이 텃세를 부리며 군림하기 보다는 누구나 능력에 따라서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포용성을 지닌 도시로 성장해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진취성과 포용성, 이러한 정신이야말로 오늘날 인천이 보여주는 역동성과 미래지향적 발전 모습을 설명해 주고 글로벌 시대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추동력이 될 것이다. 바다를 메워 세계적인 공항을 만들어 내고, 부족한 주거공급을 위해 시작되었던 송도신도시 사업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통해 정보화신도시로, 글로벌비지니스 도시로 진취적으로 전략을 변화시켜 왔던 선구자적인 정신이 인천사람들의 특성이 되어 왔다. 다양성과 다름을 포용하며 새로운 문화와 사고에 배타적이지 않은 인천사람들의 특성은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세계 각지에서 사람과 기업이 몰려드는 생동감 있는 세계도시로 인천을 변화하게 만들 것이다.
몇 해 동안 지속된 재정위기와 이로 인한 각종 도시개발사업의 지연과 시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문화복지서비스의 감소 등 우울한 전망이 때로 희망을 잃게 하고 있다. 하지만 한중 FTA 체결과 같은 경제영토의 확대와 글로벌비지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는 인천의 입지적 강점, 지난해 전국 경제자유구역에서 유치한 전체 외국인투자의 96%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발전 가능성, 10년 연속 세계 공항 서비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과 컨테이너 전용항만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천항과 같은 세계적 인프라를 가진 흔치 않은 도시, 2400만 수도권 배후시장과 비행시간 3시간 반 이내에 인구 100만이상의 61개 도시에 접근할 수 있는 인천의 엄청난 잠재력을 생각하면 미래는 분명 희망적이다.
오늘의 인천을 만들어 온 인천사람들의 정신, 진취성과 포용성이 바로 미래의 인천을 만들어 나갈 인천사람들의 정신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