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근 인천상공회의소 총무기획부장
희망에 찬 을미년 청양의 해가 시작한지 달포가 되었다. 지나간 한 달여 동안 발표된 국내외 경제전망을 보면 우리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새해 들어 세계은행은 '지속적인 무역량 감소',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유가하락에 따른 산유국의 수지 악화', '유로존과 일본의 스태그네이션 또는 디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세계경제를 위협할 4대 변수로 지목하면서 작년 6월에 예상했던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 3.4%를 6개월만에 3.0%로 하향 수정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4분기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과 세수 부족에 따른 정부지출 축소에 기인한 실적 부진을 이유로 올해 국내 경제성장 전망치를 3.9%에서 3.4%로 대폭 내렸다. 작년 4월에 4.2%, 7월 4.0%, 10월 3.9%로 예상했던 2015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9개월 동안 0.8%씩이나 내린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처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대한민국호가 순항할지 아니면 장기불황에 침몰할지 좌우한다며 올해가 경제활력을 회복할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대통령과 경제부처, 정계는 하나같이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계의 연말 연초 각종 행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제 살리기, 경제활력 회복을 화두로 던졌다.

경제계와 기업인들에게 한국경제의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다시 한번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투자를 하고 경제성장을 이끌어 달라는 것이다.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기적의 견인차는 기업이었고,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이었다"고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계에서도 이에 화답해서 회원기업들에게 새롭게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데 앞장서자고 했다. 삼성은 임직원들에게 기업가 정신으로 재무장해서 진취적인 도전 정신과 역동성을 다시 살리자는 취지로 새해 들어 사내 방송에 '다시 기업가 정신'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고 한다.
대통령과 경제계, 국내 대표 기업이 지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고 경제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무엇보다 기업가 정신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1)는 기업가가 현재의 공급과 미래의 수요 간 시차 때문에 생겨나는 불확실성을 부담하면서 과감히 생산을 수행하는 자세를 기업가 정신이라고 보고, 이러한 정신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하였다. 기업가들이 새로운 경영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창조의 과정을 '창조적 파괴'라고 부르면서, 창조적 파괴가 경제 발전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이런 기업가 정신을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는가? 한국경제연구원에 의하면 "규제가 한 단계 완화될수록 창업과 혁신을 이끌어주는 기업가 정신은 5.2단계 상승한다"고 한다. 기업가 정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가 줄면 기업가정신은 더욱 높아지고 기업가정신이 높아질수록 국제경쟁력이 커지고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런 답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과 정부는 공공, 노동, 교육, 금융 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기업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의 여야대표도 "경제에는 여야가 없다", "규제개혁은 기업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기업인들의 사기를 올리고, 기업경영 환경 개선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상황과 전망이 어렵고 설상가상으로 장기 불황을 우려하고 있다. 각 경제주체들이 경제상황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인의 기를 살려줘야 한다. 그러면 기업인들은 경제성장의 견인차로 또 힘차게 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