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골든타임
메뚜기가 길 가던 하루살이를 폭행했다. 그러자 하루살이가 친구 수십만 대군을 이끌고 메뚜기에게 복수하기로 했다. 하루살이는 메뚜기를 포위하고 마지막 소원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그러자 메뚜기 왈 " 내일 싸우면 안될까"라고 했다. 하루살이는 종류에 따라 4~8시간 길게는 이틀정도 산다. 하루살이는 종족번식만을 위해 생식기관 외에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소화기능 까지 거의 퇴화해 입이 없어졌다. 하루살이는 종족번식을 위한 단 한 가지 목적 달성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살고 있다. 하루살이에게는 내일이 없고 오늘만 있다. 오늘 하루가 골든타임인 셈이다.
골든타임이란 병원에서 생(生)과 사(死를)를 오가는 환자의 목숨을 다투는 시간을 의미한다. 교통사고와 같은 중증 외상 환자의 경우 1시간, 심근경색 90분, 뇌졸중 환자에게는 3시간, 그 시간 안에 제대로 된 의료처지를 하지 않으면 환자를 구할 수 없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시간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으나 가까스로 생명을 구했다. 골든타임 4분이라는 결정적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장군은 "모든 삶과 인생에는 골든타임이 있다" "인생의 골든타임은 기회이다" "인생의 골든타임을 잃는 것은 곧 돌이킬 수 없는 후회만 남을 뿐이다" 라고 말한다.
골든타임은 타이밍 즉 때로 표현되기도 한다. '서재막급(?臍莫及)'은 주왕조(周王朝 ) 장왕(莊王) 때의 고사성어다. 사향노루의 뒤늦은 후회를 의미하고 있다. 사냥꾼에게 잡혀 사향노루가 자신의 배꼽 향내 때문에 자기가 포획됐다는 생각에 스스로 자신의 배꼽을 씹어서 제거하려 했으나, 이미 잡힌 뒤라서 때를 놓쳐 죽을 수 밖에 없었다. 사향노루의 생사를 가르는 절박한 순간에 때늦은 후회를 잘 묘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유년기나 학창시절을 떠올린다. 또는 살면서 어려운 역경을 딛고 새로운 삶의 계기가 된 때도 인생의 황금기라고 한다.
우리 삶에서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이라 생각하는 때는 지나간 과거를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골든타임은 없을까. KBS2방송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우리에게 매일 매일 똑같아 보이는 날들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가는 거 그게 인생이다"라고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씹을 서(?)'와 '배꼽 제(臍)'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의미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매일 매일 똑같아 보이는 날들을 특별한날로 만들어간다면 지금 이순간이 우리 인생의 골든타임일 것이다.
/이득우 농협중앙회 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