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합창단 예술감독 공석에도 선임 작업 더뎌 … 무용단 폭행시비도
시·문예회관 "장기화 땐 객원지휘체제" … 시민 문화향유권 침해 우려
연이은 예술감독의 사임과 계속되는 구설수로 인천시립예술단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인천시립교향악단과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이 연이어 사임하면서 두 시립예술단의 수장자리 공백이 길어지는가 하면, 인천시립무용단은 예술감독과 단원들의 갈등이 계속되다 결국엔 폭행시비까지 붙어 감독이 정직징계를 당하는 등 시립예술단 운영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시립예술단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교향악단과 합창단 예술감독 자리가 공석이 됐음에도 모집 공고조차 내지 않고 있어 시립예술단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시향은 전임 금난새 감독이 지난해를 끝으로 성남시향으로 자리를 옮겨 감독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 한 달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시립예술단원들은 예술감독의 공백이 길어질 경우 그동안 쌓아왔던 인천시립예술단의 명성이 떨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인천시향의 한 관계자는 "금난새 감독의 사임 이후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이 사실"이라며 "객원지휘자의 경우 음악적인 색깔을 기대할 수 없고 지속성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립합창단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지난 20년간 합창단을 이끈 윤학원 전 감독이 지난해 초부터 사임을 거듭 밝혀왔음에도 후임자 선임 작업은 윤곽조차 나오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부지휘자였던 한창석 부지휘자마저 지난해 10월, 여수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부임해 현재 합창단은 예술감독과 부지휘자 모두 부재해 연습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천시립무용단의 경우 2년 전 예술감독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엔 폭행 사태로 또 다시 잡음을 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2012년 단원들이 나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예술감독의 해촉을 촉구하는 사태를 빚은 뒤 이어진 차기 예술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던 예술감독이 최근 단원을 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예술감독에게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인천시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은 공석인 예술감독 선임이 장기화될 경우 객원지휘체제로 꾸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 후보군은 아직까지 미궁에 빠져있다.

객원지휘체제의 경우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인천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립무용단 역시 불협화음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천종합문예회관 관계자는 "인천시향과 합창단의 예술감독은 현재 후보를 물색하고 있지만 후보군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임 예술감독들의 명성이 높았던 만큼 고민이 많지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낙하산 인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시립무용단 문제는 운영위원회 심의에서 나온 징계안에 따라 마무리가 되고 있다"며 "계속된 논란으로 인천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게 돼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