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아동학대 어린이집, 폐쇄만이 능사는 아니다.
칼럼-아동학대 어린이집, 폐쇄만이 능사는 아니다.
  • 김진국
  • 승인 2015.01.21 22:19
  • 수정 1970.0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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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게 한 '인천어린이집 사건'. 네 살배기 아이에게 천인공로할 폭력을 휘둘러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사각지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례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남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낮잠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보육교사가 아이를 낚아채 바닥에 수차례 패대기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는가 하면, 지난 11월에는 서구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의 손목에 노끈을 묶어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던 스페인 자유교육의 선구자, 프란시스코 페레(Francisco Ferrer)의 말처럼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폭력도 결단코 용납되거나 허용될 수 없다. 당연히 그래서도 안된다. 아이들이 자기표현에 서툴고 물리적으로 약한 존재들이어서가 아니다. 아이들은 자주적이고 창조적이며 의식적인 본질을 가진 객체들이다.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아동인권을 지키는 것 만큼이나 이러한 아이들의 본성 또한 잘 보호되어야 한다. 아이들에 대한 폭력이 그 정도와 행태를 막론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무심한 말한마디조차도 폭력이 될 수 있다. 교사의 자질과 품성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보육교사 자격검정을 보다 강화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을 보완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의 보육시설은 모두 4만여개소이며, 이 중 흔히 아파트 등에 설치된 가정보육시설이 2만여개소로 절반이상을 차지한 반명, 국공립 보육시설은 2000여개소로 5% 남짓에 불과했다. 그리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보육시설의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가정보육시설 종사자의 월평균 급여는 3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비 117만 300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3인 가구 최저생계비에 채 못미치는 월급여를 받는 보육교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절반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처럼 보육교사의 열악한 처우를 방치하고서 '우수교사를 확보해 보육의 질을 제고하겠다'는 정책방향은 현실에 맞지 않아 보인다.

사정이 이러한데 '보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의 강화'는 자칫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 가뜩이나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마당에 정책적으로 모든 현안을 예산만능주의로 해결할 수도 없고, 또 우선순위를 따져 재정투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에서 뒤로 밀리고 예산이 깎이는 경우가 다반사기는 하지만, 보육은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국가적 책임은 반드시 강화되어야 한다. 재정을 투입하되 비용(cost)은 절감하면서 서비스 질(quility)은 제고해야 하는 기본전제를 충족하고자 한다면,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부담 등 현실적인 제약을 감안해 보육프로그램에 대한 심사강화 및 품질관리를 전제로 MRG계약이나 SCS계약을 통해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운영비 일부를 국가가 보조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공성을 제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인 현안으로 제기되는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율의 경향적인 저하에도 불구하고 보육영유아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출산과 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커진 지 이미 오래되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직장보육시설 설치율은 고작 1%대에 불과한 것도 현실이다. 직장보육시설 의무사업장 설치율도 여전히 70%에 채 못미칠 정도에 머물러 있다.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육에 대한 더 많은 책임을 공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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